개인적으로 보면 한국사람이 더 윤리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정도 많고 동료를 더 잘 배려해줍니다. 그러나 기업을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지죠.
부베에서 만난 네슬레코리아의 홍정표부장과 이방복차장은 기업의 윤리성을 이끄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잘 만들어진 제도와 원칙이라고 자신들의 경험을 말했다. 홍부장은 업무연수를 위해, 이차장은 본사와의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부베에 머물고 있다. 부베 본사에는 홍부장과 이차장 외에도 세계 40여개국에서 온 직원들이 교육을 받거나 업무를 수행중이다.
홍부장은 네슬레의 윤리경영 이유를 200여년에 걸친 산업화 경험에서 찾았다. 오랜 기간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어디서 어떤 부패요인이 생기는지 환하게 알고 있다는 것. 서구 기업에 비하면 한국 기업은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서는 모든 일에 가이드라인이 있고 모두가 그것을 따릅니다. 허튼 짓을 하면 혼자만 튀는 꼴이 되죠.
이차장은 철저한 업무관리와 사후평가를 강조했다. 마음만 먹으면 원료를 생산한 농부가 누구인지까지 역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건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죠. 또 세계 20여곳에 있는 연구센터에서 원료와 제품을 주기적으로 검사합니다. 그러니 문제가 생기면 금방 책임소재가 드러납니다. 입찰 과정에서부터 투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업무에 관해 인상깊은 것은 끊임없이 직원의 몰입(Comm-itment)을 유도하는 분위기. 여기선 모든 일이 아이디어 회의와 합의에 의해 진행됩니다. 비즈니스에도 철저한 민주주의가 도입돼 있다고 할까요. 윗선에서 결정해 지시하는 것보다 생산성이 높은 건 당연하겠죠.
홍부장은 민주적 방식이 업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놀랐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자발적으로 일을 추진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업무와 관련된 지식이 쌓입니다. 이것이 여러번 반복되면 지식축적량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결국 기업과 직원 모두 경쟁력이 향상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