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이 급등하자 프랑스에선 ‘1유로(약 1350원)대 국민빵’ 바게트마저 생산이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한 달 전기료가 10배 이상 뛰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생산비 부담이 커져 제빵사들이 “바게트를 더 이상 못 만들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3일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일부 제빵사들이 전기요금이 너무 올라 오븐을 사용할 여력이 없다며 생산 중단을 경고하고 나섰다. 제빵업계는 최근 1년 반 동안 버터, 밀가루, 설탕 가격 급등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전기요금마저 뛰어 생산비용이 불어났다. 프랑스 동부의 작은 마을 부르갈트로프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쥘리앵 베르나르 레냐르 씨는 AFP통신에 “전기료 때문에 빵집을 닫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지난해 9월 계약서를 새로 썼는데 비용이 3.5배 늘었다”고 밝혔다. 월간 전기요금이 약 400유로에서 1500유로로 폭등했다고 한다. 그는 “매일 문 닫는 빵집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부는 전기요금이 10∼12배 올랐다”고 덧붙였다.
서민들의 주식인 바게트 공급이 위축되고 전국 3만5000곳 규모인 빵집이 경영 위기에 처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이날 현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는 제빵사들에게 세금 납부를 미뤄주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브뤼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최근 바게트 문화와 장인 노하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는데 제빵업계를 지원하지 않는 건 역설”이라고 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