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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오바마 환대 vs 오바마는 냉담

Posted April. 25, 201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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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성사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일본의 대접은 극진했다. 최대 규모라는 말이 수시로 붙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정 거리를 유지해 온도차를 느끼게 했다.

24일 일왕이 사는 고쿄()에선 일왕 부부가 주최하는 궁중만찬회가 열렸다. 이날 만찬에는 헤이세이()라는 연호를 사용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최대인 169명이 참석했다. 일왕 부부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도자기로 된 화병 등을 선물했다. 국빈 방문에 불참한 부인 미셸 여사를 위해서도 보석함을 선물로 준비했다.

반면 이런 환대에도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오전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 뒤 따로 오찬을 했다. 일본 측은 자연스레 오찬으로 이어지도록 정상회담을 준비했으나 미국 측에서 거절한 것이다.

미일 정상의 초밥 외교로 큰 관심을 모았던 전날 도쿄 초밥집 만찬도 알려진 것과는 달리 분위기가 딱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24일 초밥집과 같은 층에 있는 음식점 주인을 인용해 아베 총리는 주방장이 하나씩 주는 초밥을 모두 먹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절반만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대화 분위기가 꽤 딱딱했다고 전했다. 이 주인은 이런 얘기를 초밥집 주방장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일본 국빈 방문에서 영빈관 대신 미국대사관 인근 호텔에 짐을 풀었다. 차량도 일왕 부부가 사용하는 차량을 거절하고 미국에서 직접 가져온 전용차를 사용했다. 일본 정부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왜 이렇게 냉담한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은 지난해 12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을 때 생긴 앙금이 아직 남아 있다, 서민 출신 오바마 대통령과 정치 귀공자 출신 아베 총리의 출신 성분 차이로 개인적 친밀감을 쌓기 힘들다 등의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