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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부산에 살리라

Posted July. 18, 20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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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W공인중개사사무소에 40대 여성이 들어섰다. 일본 센다이()에 사는 재일교포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일본어를 섞어가며 서툰 우리말로 집을 구하러 왔다고 말했다. 며칠간 해운대 주변 일대를 둘러본 재일교포 여성은 우동 센텀시티에 있는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 1실을 9억4000만 원에 샀다. 이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일하는 서모 씨는 올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 사무실을 방문한 일본인이 10명이 넘는다며 주변 다른 사무실에도 일본인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우동에서 7년째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이강석 소장도 전에는 일본인 고객이 전혀 없었지만 대지진 이후 10팀 이상 찾아왔다며 모두 투자목적보다는 살 집을 찾았다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부산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려는 일본인과 재일교포가 크게 늘고 있다. 일부 일본기업이 생산거점을 한국으로 옮기면서 주재원을 위해 살 집을 알아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움직임이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김해공항을 통하면 왕래가 편하다는 점이 지진 공포에서 벗어날 안전가옥을 찾고 있던 일본인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센텀시티에 있는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 WBC 더 팰리스의 분양을 담당하는 정병석 센텀시티 공인중개사협회장은 최근 일본인 투자자 8팀이 방문했는데 물건이 모두 팔려 내국인 소유주들에게 물건을 전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센텀시티 인근 마린시티에서 분양 중인 고급 오피스텔 더 샾 아델리스에는 최근 일본인 투자자 12명이 방문했고, 4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한국인 사위의 소개로 방문했다는 한 일본인 고객은 가족들이 같이 모여 살기 위해 15억 원대의 오피스텔 3실을 한꺼번에 살 예정이라며 막강한 현금동원력을 과시했다.



김현진 이건혁 bright@donga.com reali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