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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용천사태 우려 철통보안

Posted January. 12,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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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1일 중국 상하이()에 도착해 산업시찰 등 방중 일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의 한 소식통은 이날 김 위원장이 오늘 푸둥() 지역의 첨단산업 시설을 시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르면 오늘 중 상하이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측은 상하이 시 의전담당 공무원이나 출입국관리소, 김 위원장이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숙소를 모두 체크했지만 아무런 특이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김 위원장의 상하이 체류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특별열차를 타고 상하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없는 방문=얼굴 없는 중국 방문이다. 정말 그림자조차 잡히지 않는다.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11일 김 위원장의 방중 행적을 묻는 질문에 과거보다 더 심하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 위원장이 2004년 4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비밀 방문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주중 북한대사관의 부산한 움직임이나 댜오위타이() 국빈관을 드나드는 북한 방문단의 승용차 행렬이 언론에 곧바로 포착됐다.

또 2001년 1월 상하이 방문 때는 푸둥 시찰을 하는 김 위원장의 움직임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이번에 김 위원장의 행적이 전혀 노출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북한과 중국이 과거보다 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왜일까?

실무적인 설명은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 관여하는 부서와 인원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중국 외교부에서도 일정한 인원이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모든 일정을 관장하면서 외교부는 철저히 배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용천역 폭발사고 등과 관련?=우선 2004년 중국 방문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에 발생한 용천역 폭발사고를 생각할 수 있다. 당시 폭발사고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용천역을 통과한 지 8시간 만에 발생했다. 그런 정황 때문에 폭발사고는 단순 사고가 아니라 김 위원장을 겨냥한 암살 음모였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달러 위조 문제가 불거져 나온 후 김 위원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신변 안전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노골적으로 북한을 향해 범죄 정권이라고 경고했고, 미 의회조사국(CRS)에서 위조지폐 문제를 담당해 온 라파엘 펄 연구원은 5년 전만 해도 북한을 단죄하겠다는 의지가 10점 만점에 2점 정도였지만 지금은 4점까지 올라왔다. 67점이 되면 북한은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들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행보를 극비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황유성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