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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회사 신제품 홍보에 누드 퍼포먼스 등장

우유회사 신제품 홍보에 누드 퍼포먼스 등장

Posted January. 29, 200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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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의 여성들로 누드 퍼포먼스를 벌이며 신제품 홍보 공연을 벌인 홍보대행사 관계자와 이 행사 기획자를 검찰이 소환 조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예술계는 즉각 예술표현의 자유를 또다시 침해받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나 행사 자체가 예술 수준을 뛰어넘어 외설에 가까웠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서울지검 형사7부(박태석 부장검사)는 2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화랑에서 S우유의 신제품 요구르트를 홍보하면서 누드 퍼포먼스를 한 홍보대행사 S사 대표 김모씨(47)와 공연을 기획한 화가 이목일(52)씨를 27일부터 사흘째 불러 음란공연 여부와 기획의도 등을 조사했다. 또 29일에는 S우유측 관계자도 불러 누드 공연임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27일자 각 신문에 보도된 공연 사진을 본 뒤 음란성이 있다고 판단, 공연 실황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와 스틸사진, 공연 시놉시스(줄거리) 등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하도록 주최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누드 퍼포먼스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공연()성과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음란성이 있었는지를 검토한 뒤 다음 주중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사가 26일 벌인 공연 중 검찰이 문제삼는 부분은 신제품인 몸에 바르는 요구르트의 기능을 홍보하기 위해 분무기에 담은 요구르트를 전라()의 모델들이 서로의 몸에 뿌린 장면. S사측에 따르면 공연은 화가 이씨가 기획했고 행위예술가 무세중() 무나미 부부와 누드모델협회 소속 모델 5명이 출연했고 총 공연시간은 1시간이었다. 검찰이 문제삼은 부분은 이중 3분 정도다.

검찰의 조사 소식이 전해지자 문화예술인들은 검찰이 아직도 구시대적인 법의 잣대로 예술인의 창작품을 규제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7일 만화 천국의 신화의 음란성 여부를 놓고 5년여의 재판 끝에 무죄 선고를 받은 만화가 이현세()씨는 아직도 검찰이 국민을 계도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어처구니없다며 작가의 창의력을 저해하고 자기검열을 하게 하는 이런 행태는 중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평론가 하재봉()씨는 비록 상업적인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행위 그 자체는 순수한 퍼포먼스로 봐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성의식을 법의 잣대가 못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냈다고 말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