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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일본

Posted January. 12, 20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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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경제를 비롯해 일본의 현실과 장래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이 조만간 불황에서 벗어나 다시 발전을 구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일본은 이미 추락의 길로 빠져들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 태생으로 35년간 일본에서 살며 게이요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일본 사회 저변에 도사리고 있는 치명적 증상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잃어버린 일본(1994)으로 외국인 작가에게 주는 신죠()국제문학상을 받은 저자는 일본과 태국을 오가며 작가 겸 문화콘텐츠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해 미국에서 Dogs and Demons이란 제목으로 출간돼 화제를 모았고 한국에 이어 일본의 유명출판사인 교단샤()에서 곧 번역 출판될 예정이다.

저자는 한마디로 일본이 지금 귀신, 즉 허상을 쫓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귀신은 실질 목적이 없는 토목 건설, 독립적 사고능력을 키우지 못하는 주입식 교육, 문화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구도시의 파괴, 실질 배당금 지불도 없고 국제적 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증권회사, 세계로부터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세계화, 헛 지출을 조장하는 관료주의, 아동용에 치중된 영화 산업, 분식 회계로 이루어진 기업의 대차대조표, 환경에 무관심한 환경 당국, 제대로 시험하지 않은 모방 약품의 시판, 은폐와 조작과 거짓말에 불과한 정보, 채소 수송을 위해 세웠다고 하지만 전혀 쓸모 없는 공항 등등으로 모습을 바꾸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일본에 대한 정확한 현실진단은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일본 도쿄대와 게이요대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한 이종훈, 심경호 교수의 찬반 의견을 쟁점 서평으로 소개한다.

알렉스 커 지음 이나경 옮김

홍익출판사



김차수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