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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20분... ‘밤을 잊은’ 트윗 전쟁

Posted October. 03, 2016 07:25,   

Updated October. 03, 20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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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역대 최고령 대선 후보들이 벌이는 지저분한 입의 전쟁은 남들이 자는 새벽에도 이어졌다. 1차 TV토론 후 어느 때보다 상대방 비난에 열중하고 있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69)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는 지난 주말 새벽에 트위터 공방을 벌였다. 폭스뉴스는 “두 후보 모두 밤잠도 설쳐 가며 상대방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포문은 트럼프가 먼저 열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 14분 트위터에 “사기꾼 힐러리가 내 인생 최악의 미스 유니버스의 끔찍한 과거도 확인하지 않고 그를 천사로 띄웠다. 힐러리는 마차도에게 사기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차 토론에서 트럼프가 자신이 주최한 미스 유니버스 대회의 1996년 우승자인 얼리샤 마차도(40)를 ‘미스 돼지’라며 비하했다는 클린턴의 공격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그녀의 섹스 테이프와 과거를 확인해 보라. 사기꾼 힐러리가 TV토론에서 이용하려고 마차도가 미국 시민이 되도록 도운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의 클린턴 비판 트윗은 오전 5시 30분까지 이어졌다. 앞서 오전 3시 20분에는 “‘관계자’를 출처로 한 나와 캠프에 관한 언론 기사를 믿지 마라. 출처 없는 거짓말”이라며 CNN 등 주류 언론을 비판했다.

 클린턴은 다음 날인 1일 새벽 트위터를 가동했다. 클린턴은 하루 전 트럼프가 트윗을 날린 오전 3시 20분부터 10분간 5건의 ‘폭풍 트윗’을 날렸다. 처음엔 자신의 청년 관련 대선공약인 ‘국가봉사예비군 프로그램’을 홍보하더니 곧 트럼프 비판에 날을 세웠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정말 도가 지나치다. 밤을 새워 가며 거짓말과 음모론으로 한 여성을 비방하는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이냐”며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의 공격에 용기 있게 맞선 마차도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의 느닷없는 트위터 공방에 대해 미 언론은 1차 토론에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가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공화당에선 이제라도 트럼프가 미스 유니버스 논쟁에서 벗어나 힐러리의 약점을 제대로 공격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