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서 사위에게 살해돼 캐리어에 담겨 유기된 50대 장모가 가정폭력을 당하던 딸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생활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위는 아내가 범행을 신고하지 못하도록 2주간 곁에 붙어 감시하며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장모 A 씨(54)는 지난해 9월 딸 최모 씨(26)가 혼인 직후부터 남편 조모 씨(27)에게 가정폭력을 당하자 딸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거주해 왔다.
A 씨에 대한 폭행은 올해 2월 20일 딸 부부와 함께 중구 한 오피스텔형 원룸으로 이사한 뒤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시작됐다. 조 씨는 “이삿짐 정리를 빨리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A 씨를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폭행이 계속됐지만 집이 원룸이라 숨을 곳이 없었던 탓에 A 씨 모녀는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최 씨는 A 씨에게 “집을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권유했지만 피해자는 “내가 떠나면 더 심할 것”이라며 딸 곁에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지난달 18일 조 씨는 폭행 끝에 A 씨를 살해했고, 캐리어에 시신을 담아 집에서 도보 10∼20분 거리의 북구 칠성동 신천에 유기했다.
이후 조 씨는 “범행 사실을 경찰 등에 신고하지 말라”, “연락이 오면 받지 말라”며 아내를 협박하고 캐리어가 발견된 31일까지 약 2주간 외출할 때도 동행하며 최 씨를 감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는 “남편의 보복이 두려워 범행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 씨를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로, 최 씨를 시체유기 혐의로 각각 구속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의 가정폭력 행위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해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상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유족 반대가 있어 요건 충족 여부를 포함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영훈 ja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