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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을 거스르며

Posted February. 15, 2021 07:35   

Updated February. 15, 20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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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아버지가 설명하셨는데, 설탕 봉지가 떨어지면 땅과 봉지가 조금 움직이더라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하셨어요.” ―맷 렌들 ‘산악의 왕들’ 중

 이 책은 콜롬비아의 인기 스포츠인 사이클링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요약한 책이다.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나라 중 하나였던 콜롬비아는 1980년대 유럽에서 열렸던 사이클 대회에 콜롬비아 선수들이 처음 진출하면서 서서히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점점 세계적으로 콜롬비아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을 지켜본 콜롬비아 국민들은 사이클 선수들에게 받은 영감으로 모든 일에 도전적으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 자세를 키워 나갔다.

 콜롬비아 사람들에게 자전거는 단순히 스포츠의 한 종목이 아니라 자신감을 심어주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갖게 한 운동이다. 사이클이 콜롬비아에 미친 힘은 그만큼 크다. 아름다운 콜롬비아의 시골길, 안데스 산맥의 축복을 받은 산길을 달릴 수 있는 자전거는 가장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람과 환경을 연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타본 사람들은 안다. 자전거를 탈 때, 특히 거대하고 웅장한 산악지대를 맞닥뜨리면 중력의 힘을 거스르며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단순히 선수들끼리 경쟁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미약한 존재가 거대한 자연의 힘에 도전하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탈 때면 내 한계의 절반밖에 못 하고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찾아온다. 그러나 중력의 힘을 정신의 힘으로 버텨 나의 한계를 깨고 100%를 성취해 낼 때 비로소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이 찾아온다.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다는 느낌. 그때가 바로 세상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다. 그 매력으로 자전거를 자꾸 찾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