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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복귀 박성현 ,필리핀 영웅 대접

Posted March. 06, 2019 08:11   

Updated March. 06, 201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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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현(25)은 필리핀과 남다른 추억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19세까지 해마다 필리핀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학창 시절 가정 형편이 어려워 주위의 도움으로 경비를 충당해 골프에 매달린 때도 있었다. 당시 그는 필리핀에서 ‘골프 퀸’을 꿈꾸며 운동에 집중했다.

 지난달 필리핀 기업 솔레어 리조트 앤드 카지노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했을 때 그는 “나와 인연이 많은 필리핀은 음식도 맛있고 골프장도 낯설지 않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번 주 5년여 만에 필리핀을 다시 찾은 박성현은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묘한 감정에 휩싸일 만했다. 3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거둔 데다 5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1위 자리를 되찾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랭킹 포인트 6.74점을 얻어 6.54점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제치고 4개월 만에 다시 세계 1위가 됐다. 개인 통산 3번째로 세계 1위에 오른 박성현은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를 이뤘다. 출발이 좋은 만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사가 겹친 박성현은 6일부터 사흘 동안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필리핀 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대회 총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1250만 원)로 박성현이 최근 받은 우승 상금(22만5000달러)의 절반도 안 된다. 마이너리그에 거물 박성현이 나서게 된 것은 대회 후원사가 자신의 메인스폰서와 같은 계열인 블룸베리 리조트이기 때문. 이 업체는 박성현이 필리핀 여자골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2년간 70억 원(추정)의 거액으로 후원 계약을 마친 뒤 이번에 박성현을 자국으로 초청했다.

 박성현은 “스무 살 때 이후 처음 필리핀을 다시 찾았다. 환대에 감사드린다. 좋은 기억을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주최 측이 제공한 헬기에 탑승해 골프장에서 숙소로 이동했다. 또 최고급 승용차 롤스로이스를 전용 차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VIP 레슨 행사, 계약 조인식에 참석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박성현의 소속사 관계자는 숙소가 100평 가까이 되는 것 같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박성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프장에서 헬기 타고 호텔, 좀 무섭다’는 글을 올렸다.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는 ‘월드 클래스 박성현의 출현으로 대회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박성현의 소속사 관계자는 “필리핀에서는 한국 농구의 전설 신동파 씨의 인기가 아직도 대단하다. 이제 박성현이 한류의 중심에 설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