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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7조 투자 앞으로

Posted January. 16, 20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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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이 올해 투자와 고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린다. 이들은 올해 87조150억 원을 투자하고 7만9199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투자는 지난해보다 16.3%, 채용은 8.7% 늘어난 규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해 투자 및 고용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투자와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효성그룹 회장)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30대 그룹 총수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기업들 투자 늘려 공격 경영 나선다

삼성그룹은 올해 26조5000억 원을 투자하고 1만9000여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이수빈 회장은 경기 상황에 따라 (투자와 고용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그룹 전체 투자의 70%에 가까운 18조4000억 원을 투자한다. 삼성의 투자액수는 2008년 27조80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 투자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재작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인 10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투자액 9조4000억 원보다 12% 늘어났다. 친환경차 개발 등 연구개발(R&D) 부문에 4조6000억 원, 시설 부문에 5조9000억 원을 각각 쏟아 붓는다. 인턴사원 1000명을 포함해 60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투자 항목을 밝히지 않았으나 SK그룹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7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미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한 LG그룹(15조 원)과 포스코(9조3000억 원)의 총투자규모도 각각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기업들이 올해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는 것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를 한 박자 쉬어 자금 여력이 있는 데다 경기 회복으로 시장 상황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과감한 투자로 업계를 선도하려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관 일자리 창출에 공감고용 늘릴 제도 확립해야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임금 수준의 안정화는 기업 스스로 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정부에 가이드라인을 묻는데 공직자 임금이 2년간 동결됐다. 민간기업에 주는 메시지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낮춤으로써 고용을 확대하는 잡 셰어링(Job Sharing)의 확산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대통령의 요구에 30대 기업 총수들은 공감을 표시하며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7000명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14일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300만 고용창출위원회를 발족시키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 요청에 대해 쉽지 않은 주문이라는 시각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미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된 상황에서 정부가 대기업에 무조건 일자리를 늘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당장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계획을 확정한 256개사는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5.6%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초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을 때 나온 수치(16.5%)보다 감소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신규 채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대기업들이 지난해 투자를 줄이면서도 기존 고용을 대부분 유지했기 때문에 새로 인력을 뽑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신산업의 육성이라며 서비스 등 고용창출이 높은 분야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