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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미회담 결과 보고 6자 참여

Posted October. 07, 200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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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5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만나 조건부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원 총리에게 우리는 조-미(북-미) 회담 결과를 보고 다자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며 다자회담에는 6자회담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조건으로 북-미 양자 대화를 통해 북-미 적대관계를 평화적인 관계로 전환해야 하고 북-미 회담 결과를 보고 다자회담을 진행할 것이라는 기존의 태도를 되풀이했다. 이는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양자 접촉의 기회를 단순히 6자회담 복귀를 위한 단계가 아닌, 북-미 간 직접 협상의 자리로 만들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양자 및 다자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공식 반응을 피하면서 좀 더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현재로선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북-미 양자회담이라는 전제를 단 만큼 상황이 종전과 달라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언 켈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북한과의 대화의 핵심 목표이며 이를 위해서는 6자회담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 대해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은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고만 밝혔다.

원 총리를 수행한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평양에서 홍콩 위성방송 펑황()TV와 인터뷰를 갖고 북-미 회담이 6자회담을 대체하지는 못한다며 다만 중국은 북-미 대화 진행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 총리는 5일 오후 관중 15만여 명의 환호 속에 김 위원장과 함께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을 방문해 집단공연 아리랑을 관람하고 조-중 우호의 해 행사 폐막식에 참가했다. 원 총리는 6일 오전 평양의 한 농장을 방문한 뒤 2박 3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김영식 구자룡 spear@donga.com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