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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P 사상최대폭 인하

Posted December. 12, 20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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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4.00%에서 3.00%로 전격 인하했다. 1.0%포인트는 사상 최대 폭의 인하다.

한은은 현재 상황이 금융 비상사태의 경계선에 있다고 판단하고 처음으로 기업어음(CP) 매입 등의 방법을 통해 기업에 직접 돈을 공급해주는 비상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로 낮추고 은행을 통한 중소기업 정책자금 성격인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연 2.25%에서 연 1.75%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4.7%)를 고려하면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들어간 것이다. 내년에도 하반기에나 물가가 3%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기준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3%로 내려간 것은 한은이 통화정책을 통화량 중심에서 금리 중심으로 바꾼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이전까지 기준금리 최저치는 3.25%(2004년 11월 11일)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9월 중순 글로벌 금융위기를 심화시킨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이후 모두 2.25%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금리 인하는 내년 실물경제 침체로 경제성장률이 2% 초중반대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파격 인하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은은 지금처럼 은행의 자금 중개기능이 약화돼 돈이 돌지 않는 돈맥 경화 현상이 지속되면 은행을 경유하지 않고 자금이 필요한 곳에 직접 공급하는 비상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신용의 심각한 수축기인 금융 비상사태의 경계선에 와 있다며 금통위원들이 비상사태 수단을 동원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강조했다.

비상대책으로는 한은이 1년 이상 장기물인 회사채보다는 단기물인 CP를 사줘 돈줄이 막힌 기업에 단기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의 CP 직접 매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조치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