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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보따리 뭐가 담겨 있나

Posted November. 12, 2007 06:16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41사진) 씨가 17일경 국내에 귀국하면서 가져올 보따리에 검찰과 정치권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1년 미국으로 도피했던 김 씨는 미국에 머무는 6년 동안 BBK 및 옵셔널벤처스 등과 관련된 서류를 분석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씨가 이들 서류 중 일부를 증거물로 제시하면서 이명박 후보가 옵셔널벤처스 주가 조작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가 내놓을 서류가 검찰의 수사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개연성도 있다.

김 씨의 카드는?=2001년 관계 당국이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자 김 씨는 그해 12월 위조 여권을 이용해 미국으로 도피했다. 김 씨는 이후 미국에 머물면서 BBK 및 옵셔널벤처스의 경영, 주가조작과 관련된 서류 뭉치를 국내에서 배달받아 보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자신과 한때 동업관계였던 이 후보가 출마한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전격 귀국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씨가 자신에게 유리하면서도 이 후보에게는 불리한 자료를 갖고 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씨가 가지고 올 카드는 이 후보가 BBK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이면계약서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 씨와 맏형 이상은 씨가 대주주인 다스가 BBK에 190억 원을 투자하는 과정을 담은 문건 이 후보 측과의 대화를 담은 녹취록 등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고민은?=대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검찰은 계좌추적 결과를 토대로 김 씨가 내놓을 자료와 진술을 통해 돈 흐름의 인과관계 등을 밝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검찰은 김 씨가 제출한 서류들을 대검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에 보내 진위부터 확인할 방침이다. 그동안 여권을 7차례, 미국의 법인 설립허가서 등 공문서를 19차례 위조한 김 씨의 전력 때문이다.

문서감정에 걸리는 시간은 통상 1주일 정도. 서류가 진짜라고 판정되면 검찰이 이 후보 측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수 있어 대선 정국에 태풍이 몰아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반면 가짜 서류라고 결론나면 김 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되고 사건의 파장도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 있다.

또 김 씨의 송환 과정에서 언론 접촉을 막으며 보안을 유지하는 것도 검찰의 숙제다. 2002년 병풍()을 일으킨 김대업 씨의 발언이 여과 없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검찰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김경준 씨의 육성이 녹음돼 반복적으로 언론에 보도된다면 검찰의 수사 내용과 상관없이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은 6, 7명의 수사관 외에 검사를 1명 로스앤젤레스에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국적기 여러 편을 예약하거나 제3국을 통해 우회하는 토끼굴 전략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우열 정원수 dnsp@donga.com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