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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절주의 날

Posted March. 17, 200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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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술은 식욕을 돋우고 스트레스를 풀어 준다. 의사들은 건강에 피해를 주지 않는 음주량은 성별, 체질, 마시는 빈도에 따라 다르지만 주종()과 관계없이 대개 하루 2, 3잔이라고 말한다. 4잔을 넘어가면 위험 음주다. 그러나 억지 술 권하기, 잔 돌리기, 폭탄주 마시기, 2차 가기 등 우리의 잘못된 음주 관행은 기준을 지키기 어렵게 만든다. 대부분의 모임에서 조금이라도 술을 멀리하는 것 같으면 이 사람, 분위기 깨고 그래라는 핀잔이 쏟아진다.

무절제하게 술을 마실 경우 본인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가족, 직장 등 주변에도 많은 피해를 준다. 술로 인한 사고, 범죄, 치료비 및 노동력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음주로 발생하는 사회 경제적 비용이 연 14조5000억 원이나 됐다. 국민 1인당 술 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1위라는 부끄러운 통계(2002년)도 있다.

이런 잘못된 술 문화가 꼭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영국의 경우 요즘 대학생들까지 캠퍼스에 만연한 폭음문화로 시들어 가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주류업계의 적극적인 공세와 학교 당국의 방관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를 새로운 영국병이라고 부르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17일자 일간 인디펜던트의 인터넷판 보도다.

서울시와 범국민절주운동본부가 매주 월요일을 절주()의 날로 정했다. 건강한 음주문화를 가꿔 가자는 절주 캠페인의 일환이다. 최근 들어 담배를 끊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흡연파의 설 자리가 날로 좁아지고 있다. 담뱃값 인상 등 각종 금연()정책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절주도 가능하지 않을까. 담배처럼 절대 피우지 말자는 것도 아니고 조금씩 줄이자는 것인데. 이제부터 한 잔은 건강, 두 잔은 즐거움, 더 이상은 NO!(절주 캠페인 구호)다.

송 영 언 논설위원 young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