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이 10일부터 나흘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챔피언스GC(파71)에서 열린다.
올해로 75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946년 대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6월이 아닌 12월에 열린다. 해가 짧은 겨울 개최에 따라 역시 최초로 2개 코스에서 대회가 나뉘어 열릴 예정이다.
5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최고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는 우승상금 100만 달러(약 10억8000만 원)에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일반 대회보다 2배 많이 부여한다. 출전선수 156명 가운데 한국 선수는 27명에 이른다.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박인비(32)와 김세영(27)의 우승 경쟁은 최고 관전 포인트다. 8일 현재 박인비는 시즌상금 118만7229달러로 2위 김세영(113만3219달러)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는 선두 김세영(106점)이 2위 박인비(102점)를 약간 앞서고 있다. 이 대회가 끝나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단 한 대회만 남겨 두고 있기 때문에 이 대회 성적에 따라 각 부문 랭킹이 사실상 결정될 수 있다. 김세영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내가 바라는 목표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어 꼭 우승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세영은 US오픈에 집중하기 위해 7일 끝난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도 불참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도 세계랭킹 선두 지키기에 나선다. 8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 따르면 고진영(평균 포인트 7.69점)과 2위 김세영(7.38점)은 불과 0.31점 차로 지난주 0.41점보다 더 좁혀졌다. 이 대회 결과에 따라 세계랭킹이 바뀔 수도 있다. 고진영은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을 치르는데 압박감도 있겠지만 좋은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년여 만에 LPGA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에 참가하며 투어에 복귀한 고진영은 US여자오픈으로 올 시즌 3번째 LPGA투어 대회를 맞이한다.
앞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10차례나 있었다. 특히 생애 첫 LPGA투어 우승을 US여자오픈 타이틀로 장식한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이정은(24)을 비롯해 김주연(39·2005년), 박인비(2008년), 유소연(2011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이 해당된다. 2008년 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19세 11개월 17일)을 세운 박인비는 2013년에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VOA 클래식을 공동 2위로 마친 박인비는 “큰 대회 앞두고 예행연습을 잘 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준비를 단단히 해서 대회에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루키’이던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3승을 거뒀던 임희정(20), 올 시즌 KLPGA투어 2승에 빛나는 안나린(24) 등도 이 대회에 처음 도전한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