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이 넉 달 넘게 남았지만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와일드카드 한 명은 14일 일찌감치 공개됐다.
손흥민(24·토트넘)이 올림픽 대표팀의 와일드카드로 낙점됐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축구에서는 전체 18명의 엔트리 중 24세 이상의 와일드카드를 최대 3명까지 쓸 수 있다. 홍명보 항저우 그린타운 감독(47)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대회 개막을 한 달 앞두고 18명의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3명의 와일드카드가 공개됐다.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낙점은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46)이 아닌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62)이 먼저 알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레바논전(24일·안산)에 나설 A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낙점을 언급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A대표팀 소집 명단에서 손흥민을 뺀 것은 올림픽을 위해서이다. 신 감독과의 의논을 거쳐 손흥민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토트넘 구단에 요청했다. 그 대신 이번 A대표팀에는 부르지 않기로 했다. 토트넘 구단도 손흥민의 올림픽 출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A매치가 아니어서 프로리그 클럽들이 소속 선수를 각국 대표팀에 내주지 않아도 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 슈틸리케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위해 손흥민을 A대표팀 소집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다. A대표팀은 9월부터 시작하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진출을 이미 확정해 올림픽이 끝나는 8월까지는 일정에 여유가 있다.
신 감독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알제리와의 두 차례 친선 경기(25일·이천, 28일·고양)에 나설 올림픽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신 감독은 “손흥민이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는 간절한 의지를 나에게 알렸다”며 “나머지 2명의 와일드카드는 올림픽 본선 조 추점(4월 14일)이 끝난 뒤 조별리그 상대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오갔던 권창훈(21·수원)도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인 황희찬(20·잘츠부르크)을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이번에 부르지 않는 대신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소집할 때는 소속 팀이 좀 더 일찍 황희찬을 보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이승우(18·FC바르셀로나 후베닐A)의 발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승우는) 내 머릿속에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고명진(28·알 라이안)과 오재석(26·감바 오사카)은 슈틸리케호에 처음 승선했고, ‘슈틸리케호 황태자’로 불렸던 이정협(25·울산)도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 이후 7개월 만에 A대표팀에 복귀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