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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원들 금배지 떼고 한 달만 지하철 타보라

[사설] 의원들 금배지 떼고 한 달만 지하철 타보라

Posted February. 06, 20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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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어제 민주당 싱크탱크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현장에 가보면 답이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내일부터 자동차 버리고 한 달만 지하철 타고 다니면 달라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반찬도 매일 상에 오르면 지겹다 늘 반대만 하면 국민은 피곤하다는 말로 야당의 변화를 주문했다.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전제와 방법을 고민하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는 그의 지적은 대안 없는 반대를 일삼는 야당의 행태를 겨냥한 것이다. 오죽하면 민주당의 원로의원들까지 이날 모임을 갖고 정당은 재야()와 달라야 한다면서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겠는가. 여야 모두 수치심을 느껴야 할 고언()이다.

국가가 미증유의 경제위기에 처해 있지만 국회는 거의 빈사상태다. 2월 임시국회 닷새 동안 3개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은 게 고작이다. 규제 개혁을 위한 각종 법률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 텐데 여야는 타협을 외면한 채 딴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런 고비용 저효율 국회라면 정말 없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어제 국회 윤리특위는 연말 연초 입법전쟁과 폭력국회 과정에서 제출된 의원 8명에 대한 징계안을 심의하려 했지만 민주당 간사가 일정 합의가 없었다며 자리를 뜨는 바람에 10분 만에 산회됐다. 국민 알기를 얼마나 우습게 알면 이럴까.

의원들이야 국민 혈세로 매달 꼬박꼬박 세비를 받으니 배부르고 등 따습겠지만 지금 거리에는 실직자와 청년 백수들이 넘쳐나고 있다.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가 없어 졸업을 미룬 5년차 대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민생의 고통과 눈물을 외면하는 의원이라면 금배지를 떼야 마땅하다.

정부 여당이 제출한 경제와 민생, 국가정상화 관련 법안들을 반대만이 살 길이라며 논의조차 거부하는 야당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171석이나 되는 한나라당도 의석이 아깝다. 청와대 또한 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얼마나 했는가.

김효석 민주당 정책연구원장은 박 씨의 강연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든다. 투쟁만 한다면 대학 총학생회 수준이고, 우리가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민주당은 보수 성향이 아닌 박 씨가 한 충고 정도는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