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국민당의 마잉주() 차기 대만 총통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 86%까지 치솟았다. 마 당선인은 25일 사인을 받기 위해 수많은 지지자가 자택에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되자 사인 중단을 선언했다. 불상사를 우려한 예방조치였다. 부인 저우메이칭() 여사의 소박한 행보도 타오르는 인기에 기름을 부었다. 저우 여사는 국민의 뜨거운 관심 때문에 다니는 은행에 폐가 될 것 같아 사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총통 당선인 부부에 대한 대만 국민의 사랑이 유별나 보이기는 하지만 다 이유가 있다. 일간 롄허()보 여론조사에서 집권당(민진당)의 패배 요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9%가 천수이볜() 현 총통을 꼽았다. 그의 무능과 실정()에 염증을 느낀 국민이 새로운 리더의 출현을 갈망한 것이다. 수수한 차림으로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저우 여사도 보석과 명품을 즐겨 대만의 이멜다로 불리는 천 총통 부인 우수전() 여사와 대조적이다. 존경할 만한 총통과 퍼스트레이디를 갖게 됐다는 자부심이 대만 사회를 들뜨게 하고 있는 것이다.
마 당선인은 오래전부터 대만의 대표적인 인기 정치인이었다. 그는 1998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 도전해 연임을 노리던 천수이볜 당시 시장을 눌렀다. 불리한 여건이었지만 국민당의 요청으로 출마해 승리하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했다. 1993년 법무부장(장관) 재임 때는 공직부패와 선거부정 척결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들 부부의 투철한 공인() 정신도 유명하다. 휴일이면 관용차를 쉬게 하고 소형차를 손수 운전하고 다닌다.
어느 나라건 민심()은 변하게 마련이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만 해도 취임 초에는 지지율이 70%에 근접하는 인기를 누렸으나 1년도 안 돼 지지율이 반 토막이 됐다. 마 당선인의 인기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나 평소 그들 부부의 생활태도로 미루어 쉽게 식지는 않을 것 같다. 국민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부터 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어온 정당이다. 국민당이 좋은 지도자를 내세워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을 축하하며 한국과 대만 관계도 더 굳건해지기를 기대해본다.
방 형 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