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서 매각 특정사와 지분거래 안해
제라드 클라이스터리(사진) 네덜란드 필립스그룹 회장이 LG전자와 필립스의 합작회사인 LG필립스LCD 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필립스 측이 LG필립스LCD 지분 처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매각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라이스터리 회장은 지난달 26일 미국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 기자회견에서 LG필립스LCD의 지분 처리 방향을 묻는 본보 기자의 질문에 대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은 경기에 따른 가격 변동이 너무 커 수익성이 불안정하다며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주식 매각은 시장원리에 따라 주식시장 안에서 진행할 방침이라며 (필립스) 주주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일본 도시바 등 특정 회사와의 지분 거래 가능성은 강력하게 부정했다. 또 구체적 매각 시점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장내 매각 추진은 공동 투자사인 LG전자의 입장을 존중하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필립스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강윤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필립스가 약 3조4000억 원어치(1일 종가 기준)나 되는 지분을 한번에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LG전자와의 계약에 따라 지분 30% 보유 제한이 풀리는 내년 7월 이후 본격적인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처 다변화할 것
또 클라이스터리 회장은 필립스의 대형 TV에 쓰이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공급처를 다변화하겠다며 대만과 일본 회사들로부터도 패널을 공급받겠다고 말했다.
필립스는 LG전자와의 계약에 따라 지금까지 LG필립스LCD 생산량의 25%를 공급받아 왔다.
필립스가 패널 공급처를 다변화하면 필립스 관련 매출이 줄면서 LG필립스LCD 경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김재영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