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는 국산 초음속 훈련기의 개발을 목표로 1992년부터 5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997년부터 미국 록히드 마틴사와 본격적인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2001년 10월 첫선을 보인 T-50 시제 1호기는 2002년 8월 초도비행을 시작으로 2003년 2월 초음속 비행 등 총 1150여 회에 걸쳐 각종 고난도 비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T-50의 공격기 모델로 공대지 미사일과 레이저 유도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A-50도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T-50의 개발에 들어간 비용은 약 2조1000억 원. 2011년까지 공군에 인도될 90여 대의 양산비용(약 4조3000억 원)을 합치면 총사업비는 6조40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국내 항공기술의 발전과 1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 9억 달러의 외화 절감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투입비용은 충분히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KAI는 보고 있다.
KAI 관계자는 T-50이 해외 수출을 통해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의 25%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T-50은 다음달부터 공군에 인도되며, 2007년부터 공군 고등훈련 비행에 투입될 예정이다.
개발주역과 뒷얘기
대당 32만 개의 부품과 15km의 전선이 들어가는 T-50엔 장성섭 T-50 개발본부장을 비롯해 1300여 명 기술진의 땀이 들어 있다.
장 본부장은 항공 선진국인 유럽에서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하고 실용화하지 못한 사례가 많다며 전 임직원의 저력이 국내 항공기술의 쾌거를 일궈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기 개발의 핵심인 설계 과정에서 대부분의 엔지니어가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야근을 밥 먹듯 해가며 매달렸고 이 과정에서 2명의 직원이 과로로 순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외환위기로 다소 지연됐던 사업기간을 제대로 맞출 수 있었다는 것.
하태흡() KAI 개발총괄 이사는 1970년대 F-16 개발에 적용된 기술을 T-50에 적용하려는 외국 기술진과 새 기술을 도입하자는 한국 기술진의 마찰도 적지 않았다며 결국 우리 측의 요구가 대폭 수용돼 첨단 훈련기 생산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시험비행 과정에서 T-50의 엔진이 갑자기 꺼지는 위기 상황도 발생했지만 조종사와 엔지니어들이 침착한 대응으로 비행 중 재점화를 통해 무사 귀환시킨 사례도 있었다.
남은과제
T-50이 개발비를 회수하고 국제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해외 수출이 급선무다.
공군과 KAI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스라엘, 그리스를 상대로 T-50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실정. 대당 300억 원에 이르는 고가()가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다음달 열리는 서울에어쇼2005에서 일반에 T-50을 선보인 뒤 11월 UAE에서 열리는 두바이에어쇼2005에도 참가해 국제무대에서 진가를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