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가들은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지주가 앞으로 국내 은행업계를 이끌어갈 선도은행(리딩 뱅크) 경쟁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지주의 경우 자산규모는 국민은행에 이어 2위이지만 잘 정비된 금융지주회사 시스템을 배경으로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동아일보 경제부가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 선임(10월 29일)과 한국씨티은행 출범(11월 1일)에 맞춰 31일 증권사와 민간국책연구소의 은행담당 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2010년 선도은행 후보로는 국민은행과 신한지주가 각각 10표를 얻어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이어 우리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이 각각 1표였다.
국민은행을 지목한 은행 전문가들은 총 자산 1위의 은행업계 장악력을 이유로 꼽았다. 방대한 점포망과 인지도 등 고객 확보 측면에서 가장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신한지주는 리스크 관리 및 상품개발 능력, 전문인력 확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선도은행의 핵심 요소를 묻는 질문(2개 복수응답)에 대해선 응답자의 16명(72.7%)이 자산규모를 꼽았다. 또 은행산업에서의 의제 설정기능(7명) 자본의 안정성(6명) 효율성(6명) 등에도 골고루 표를 던졌다.
한편 이들과 별도로 국민 신한 우리 하나 한국씨티 등 5개 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신한과 하나은행 부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을 가장 두려운 경쟁상대로 꼽았다. 이들은 씨티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상품개발 능력을 가장 경계한다고 말했다. 국민과 우리는 신한은행을 지목했고, 한국씨티는 모두가 경쟁상대라고 밝혔다.
금융연구원 지동현() 연구위원은 덩치와 상관없이 새로운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는 능력이 선도은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운 이철용 kwoon90@donga.com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