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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총리는 동남아로 외상은 호주로 미와는 도쿄서 회담

일 총리는 동남아로 외상은 호주로 미와는 도쿄서 회담

Posted January. 17, 201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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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17일 일본 도쿄()에서 미일방위협력지침(일명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 이달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은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호주를 방문했고, 지난달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전화 회담을 가졌다.

최근 일본 움직임의 핵심은 중국을 견제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이는 아베 총리가 취임 직후 구상을 밝힌 호주, 미국 하와이, 인도, 일본을 엮는 다이아몬드 안전보장과 일맥상통한다. 아베 총리가 16일 첫 해외 순방지로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하는 것도 중국 봉쇄를 위한 일본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일본 언론은 해석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7일 도쿄에서 미국 측 인사들과 가이드라인 개정을 위한 협의를 할 때 집단적 자위권 행사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받는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다. 미국도 중국의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어 가이드라인과 집단적 자위권 논의는 별 문제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16일 베트남을 시작으로 17일 태국, 18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베트남에 450억 엔(약 5400억 원)의 차관을 제공하는 등 동남아 국가에 돈 보따리도 푼다. 18일에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과 안보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소위 아베 독트린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의 구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먼저 중국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6일 일본, 미국의 동남아 회귀 전략을 흉내내다라는 기사에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동남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중국 포위 전략은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이미 스스로 동남아에서 중국에 대항할 능력이 없음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의 순방은 미국을 골치 아프게만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이아몬드 안보구상에 포함되어 있는 국가들도 중국과의 대결 자세를 껄끄러워하는 모습이다. 밥 카 호주 외교장관은 13일 기시다 외상과 회담한 뒤 안보협력의 큰 틀에는 동의하면서도 중국을 봉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인도의 협력 여부도 논란이다. 외교 평론가인 마고사키 우케루() 씨는 16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와 중국의 무역량은 일본과의 무역량보다 규모가 몇 배 크다며 국가 중요도를 보면 중국이 더 높기 때문에 인도가 중국에 맞서는 안보 라인 구축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이 크게 의지하는 미국도 사안별로는 일본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을 비행하는 중국 항공기에 경고사격을 해선 안 된다고 일본에 전했다. 캠벨 차관보도 가이드라인 협의차 일본 외교, 방위 담당자들을 만날 때 이 같은 내용을 이야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아베 정권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 연행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