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변명도 못하잖아요!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최근 자신의 휴대전화에 보안필름을 붙였다. 휴대전화 액정에 검은색 필름을 부착한 것으로 정면에서 보지 않으면 화면에 표시된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문자메시지 등에 담긴 내용이 사진에 찍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이 당직자는 2일 본회의장이나 상임위에 출석한 상황에서 문자메지시를 눌렀다가 엉뚱한 것이 뜨고, 카메라에 찍혀버리면 변명조차 못한다며 아예 보안필름을 붙여 조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다른 의원들에게도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필름이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여당의 한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누드 사진을 보다가 카메라에 포착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도 사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여과 없이 공개되기도 했다.
의원들은 본회의장의 경우 맨 뒷좌석 기준으로 두세 번째 줄이 가장 취약하다고 나름 분석하고 있다. 이 자리는 대체로 원내부대표단과 각 상임위 간사들이 앉는데 바로 위층에 있는 사진기자들과 가까워 카메라에 찍히기 쉬운 각도라는 설명이다.
보안필름을 사용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한 원내부대표는 본회의장 앞은 그나마 잘 보이지 않지만 뒤쪽은 상대적으로 노출 빈도가 높다며 휴대전화를 볼 때 신경을 많이 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보안필름의 단점도 적지 않다. 한 의원은 보안필름이 얇지 않아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손가락 터치가 무뎌지기도 한다며 날씨가 맑아도 햇볕 때문에 문자메시지를 제대로 보기 힘들다고 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