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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어느 부서에 수사 맡겨야 하나

Posted May. 29, 200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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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과 관련된 경찰 비리 수사를 어느 부서에 맡길지부터 고민에 빠져 있다.

이 사건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고 어느 수준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할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 회장 관련 수사를 지원해 온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가 사건을 맡으면 처음부터 사건의 성격을 조직폭력 사건으로 보는 것처럼 비치게 된다.

특수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뚜렷한 범죄혐의가 드러나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조직과의 관계 때문에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여러 명의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가 연루된 사건을 형사부에서 수사하는 것도 모양새가 어울리지 않는다.

검찰 수사의 초점은 한화-조직폭력배-경찰 간에 금품이 오갔는지를 규명하는 데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력조직배 오모 씨와 접촉했고 한화 측이 거액을 제공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대원 전 서울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이 우선적으로 수사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이어 수사의뢰 대상자인 김학배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장희곤 전 남대문경찰서장을 상대로 김 회장 사건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남대문경찰서로 넘어간 경위와 이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를 가려야 한다. 이들에게 전화를 건 최기문 전 경찰청장, 수사 책임자였던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들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된다면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형사처벌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수사 책임자가 직접적으로 사건 은폐를 지시했다면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경찰 간부가 한화 측에 수사 내용을 흘렸다면 직무상 비밀 누설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결국은 경찰이 김 회장을 구속하는 등 수사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직권남용죄가 적용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

한 검찰 중견간부는 직권남용은 검찰로서도 아주 입증이 까다로운 혐의라며 돈이 오간 게 나오지 않는다면 경찰의 감찰조사 결과를 설거지하는 수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