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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유언

Posted March. 27, 200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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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벌어 모은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고 떠나는 유산 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부()는 사회적 생산과 교환 과정에서 모아진 것이므로 일정 부분을 사회에 돌려주고 대신 자녀들에게는 성실성과 도덕성 등을 물려주자는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최근 심각하게 빚어지고 있는 유산 상속을 둘러싼 살인 등 범죄와 분쟁의 근원적인 예방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 본부에 따르면 이 운동에 동참하기로 약속한 회원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이 운동은 재산을 사회에 돌려줘 세상을 떠날 때 유산을 남기지 않도록 하자는 운동. 1984년 4월 3일 한경직(작고) 목사와 손봉호(현 동덕여대 총장) 서울대 교수, 김경래() 기독교 백주년기념사업협의회 사무총장 등 3명이 시작했다.

이 운동 가입 회원은 2000년 46명, 2001년 37명, 2002년 42명 등 매년 40명 안팎으로 늘다 2003년엔 66명, 지난해에는 85명이나 늘었다. 지난해 12월 현재 회원은 모두 864명.

회원들은 재산의 3분의 1만 후손에게 남기고, 3분의 1은 어려운 처지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베풀고, 나머지 3분의 1은 사회복지시설 등 불특정 다수를 위해 사용하자는 운동의 취지에 따르기로 서약하고 동참한다. 회원 명단은 자신과 한 약속이라는 이유로 비공개가 원칙이다.

김 사무총장은 8년 전 작고한 한 유리공업사 회장이 부인 앞으로 집 한 채만 남기고 거액의 재산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는 등 회원 30여 명이 조용히 약속을 지키고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지정된 단체에 기부하는 기부보험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ING생명보험의 사랑의 보험금 가입자는 2001년 219명에서 2002년 472명, 2003년 1761명, 2004년 2700명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보험은 가입자 자신이 죽으면 보험금을 자녀 등 가족 대신 자선단체가 받도록 하고 가입하는 보험이다.

지금까지 두 건의 사망보험금이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백혈병소아암협회에 각각 전달됐다.

이 보험에 가입한 다일공동체의 최일도() 목사는 꼭 부자가 아니어도 평소 근검절약해 사후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부보험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 대한 유산증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의 후원자개발부 박순 부장은 가진 사람들만 유산을 증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유산을 다른 사람에게 증여할 때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유산1% 나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의 이경현() 기부컨설팅 팀장은 유산 기부가 몇몇 사람의 개인적인 결단이 아니라 일상적인 사회 관행으로 정착돼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