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급유 차량이 항공기에 연료를 주입하는 모습. 동아일보DB
이원주 산업1부 기자
항공사가 승객을 태우고 비행기를 띄울 때 넣어야 하는 법정 연료는 7개로 나뉜다. 가장 먼저 ‘비행 연료(trip fuel)’가 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실제로 소모되는 연료다. 비행기가 탑승구에서 활주로까지 이동할 때 써야 하는 ‘지상 이동(Taxi) 연료’도 계산해서 넣어야 한다. 여기까지가 비행기가 움직일 때 실제로 쓰이는 연료다.
하지만 이걸로 끝내서는 안 된다. 비행기가 목적지 공항에 기상이나 다른 비행기 사고 등으로 착륙하지 못할 경우 출발지로 회항하거나 근처 다른 공항에 내려야 한다. 이때 쓰일 연료도 반드시 탑재해야 한다. 이 연료를 ‘공항 변경 연료’라고 부른다. 통상 국내선의 경우 목적지 공항에 못 내리면 출발지로 돌아온다. 이 경우 공항 변경 연료로만 비행 연료와 같은 양을 주유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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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료를 다 싣고 여객기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착륙할 공항 상공 450m(약 1500피트)에서 ‘30분 이상’ 체공할 수 있는 양의 연료가 무조건 남겨져 있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이를 ‘최종 예비(Final reserve) 연료’라고 부른다. ‘만약의 만약’이 겹쳐 착륙할 수 없는 상황인데, 비행기에 남은 연료량이 최종 예비 연료량을 밑돌게 되면 이 비행기는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
그 외에도 항공기가 비행하는 지역별로 연료 규정이 다를 경우 가장 많이 채워야 하는 연료 규정에 따라서 추가로 연료를 넣는 ‘추가 연료’와 조종사나 운항관리사 등이 기상 상황이나 항로 정체 등을 분석한 뒤 임의로 연료를 더 실어야 한다고 판단해 넣는 ‘재량(Discretionary) 연료’ 등도 법정 연료에 포함된다.
이런 연료를 모두 실으면 비행기 무게도 크게 증가한다. 그만큼 연비도 나빠지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시기에는 법정 연료 규정을 지키기 위한 비용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중동 상황이 안정돼 다시 저렴한 비용으로 항공 여행을 하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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