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플레어, 매출 34% 늘었는데 1100명 감원 “AI 시대 고성장 기업의 가치 창출 새롭게 정의” AI발 정리해고, 빅테크 넘어 금융-유통까지 확대
● 매출 급상승에도 “인력 20% 줄여”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드플레어는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보고서에서 분기 매출이 6억3980만 달러(9376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이 1년 만에 34% 늘었지만 이 회사는 전체 인력의 20%에 해당하는 11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창립 16년 만의 첫 대규모 구조조정 대상은 IT 관련 인력뿐 아니라 영업 사원을 제외한 모든 직군이다.
매튜 프린스 클라우드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 시간)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번 결정은 비용 절감이나 개인의 성과 평가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AI 시대 세계적인 고성장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고 가치를 창출하는지 새롭게 정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AI 중심으로 모든 직무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어쩔 수 없는 인력 감축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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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非) IT 기업까지 ‘일자리 쇼크’ 확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지난해 전 세계 24개국 6대 산업(소비재, 에너지, 금융, 생명과학, 기술통신, 공공서비스 등)의 기업인 32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년 내 AI 에이전트의 도입이 급격히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는 AI 에이전트를 ‘보통 수준으로 활용한다’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핵심 운영 체계에 완전히 통합했다’라고 답한 비율이 23%였지만, 2년 내 예상되는 활용 정도를 묻자 같은 답변을 한 비중이 74%로 크게 늘었다.
메타(8000여 명)나 MS(8700여 명) 등 빅테크에서 시작된 AI발(發) 인력 감축은 이제 비(非) IT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나이키는 지난 달 기술 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직원 1400여 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KPMG 역시 미국 내 감사 파트너의 10%에 해당하는 100여 명을 줄일 예정이며, 전자 결제 기업인 페이팔 역시 향후 2, 3년 내 전체 직원의 20%(4700여 명)를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AI발 ‘일자리 쇼크’가 IT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퍼지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김동우 KAIST AI철학센터 교수는 “기존 기업뿐 아니라 새로 창업하는 스타트업까지 인력을 거의 뽑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주체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노동자들이 더 많은 일을 하고, 그렇지 않은 인력은 일을 잃게 되는 노동 양극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