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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미군기지 피해 예상보다 훨씬 커, 건물-장비 228개 파괴”

입력 | 2026-05-08 04:30:00

“이란, 미사일-드론 정밀 타격 성공
미군 작전수행 능력엔 큰 영향 없어”
美정부 “이란 공격 미미” 주장과 달라
전문가 “美 방어체계 취약점 드러나”




올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후 중동 내 미군 시설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진단했다. 그간 미국은 이란의 공격 강도가 미미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등의 미군기지와 항구 등 중동 내 미군 연계 시설 15곳에서 최소 228개의 건물 및 장비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는 것이다.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중동 곳곳을 공습하면서 미국 방어 체계의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타격 기술 또한 상당히 정밀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 정교한 이란 타격에 美 방어 체계도 부실

이란은 전쟁 발발 후 국영 IRIB방송과 파르스통신 등을 통해 자국군의 성과를 자랑하는 각종 사진을 공개했다. WP가 이 위성 사진 128장을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중동 주둔 미군의 격납고, 병영, 연료 저장소, 항공기, 주요 레이더, 통신 및 방공 장비 등이 대거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이러한 손상 및 파괴 규모는 미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했거나 이전에 보도된 것보다 훨씬 더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검토 대상에 오른 사진 모두 조작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공격을 받은 주요 시설로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의 위성 통신 시설, 쿠웨이트 알리알살렘 공군기지에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장비, 바레인 미 제5함대 사령부의 위성 안테나, 쿠웨이트 캠프 뷰링의 발전소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 체육관, 식당, 숙박 시설 등 미군기지 내 생활 시설도 공격 피해 대상에 올랐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정밀 타격에 성공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마크 캔시언 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선임 고문은 WP에 “이란의 공격에서 빗나간 흔적을 보여 주는 무작위적인 분화구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WP는 앞서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표적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는데 해당 정보가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예상 가능했던 드론전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란제 드론을 적극 활용한 것을 관찰하면서 교훈을 얻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 데커 에블스 미 해군분석센터 부연구원은 드론은 미사일 등에 비해 요격이 더 어렵고 훨씬 정확하게 비행해 “미군에 훨씬 큰 위협이 된다”고 평가했다.

고정 군시설에 대한 미국의 방호 체계 또한 부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초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미군 6명이 전사한 쿠웨이트 전술작전센터는 방호 및 위장 시설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았다. 현재 미국 야당 민주당은 이와 관련된 경위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사우디 프린스술탄 공군기지에 배치된 E-3 센트리 지휘통제기는 방호 시설이 없는 유도로의 같은 위치에 반복적으로 배치됐다. 이란의 공습이 용이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美 작전 수행 능력엔 큰 타격 없어


다만 WP는 미군의 일부 피해는 일종의 기만 작전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략적 가치가 높은 최신식 고가 장비를 보존하기 위해 일부러 이란이 중요하지 않은 목표물을 타격하도록 내버려뒀다는 것이다.

또 일부 피해는 미군이 해당 기지에서 철수한 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군은 전쟁 발발 직후 중동의 상당수 병력을 이란의 공습 범위 밖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 측은 이란 공습에 대한 피해 평가는 “사례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다. 종전 후 더 충분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번 전쟁 발발 후 14명의 미군이 숨졌다고 밝혔다. WP는 이 외에도 4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고 최소 12명은 중상자라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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