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폐암 4기는 ‘말기암’ 인식 폐암 두번 재발한 70대 환자 국내 신약 처방 후 ‘6년 생존’ 병용-ADC 등 맞춤치료 확대
말기 폐암 진단을 받았지만 국내에서 개발된 폐암 신약을 임상 때부터 복용해 현재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유수현 씨(오른쪽)와 주치의인 여창동 은평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치료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제공
최근 치료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폐암은 ‘장기적으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폐암 진단 후 6년 지나도 건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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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가운데 그는 담당 의료진의 권유로 렉라자의 글로벌 3상 임상 시험(LASER301)에 참여해 치료를 이어갔다. 진단 초기부터 치료를 맡아 온 주치의에 대한 신뢰가 임상 참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치료는 비교적 빠르게 효과를 보였다. 치료 시작 약 6주 만에 시행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이후 검사에서는 병변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호전됐다. 유 씨는 “검사 때마다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치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며 “감기도 거의 걸리지 않고 기침도 사라져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약에 대한 빠른 반응과 낮은 부작용, 장기간 효과를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며 “평균 생존 기간이 3∼4년 수준으로 보고되는 것을 고려하면 6년 이상 질병이 조절되고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매우 크고 다른 폐암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암을 이기는 데 생활 습관도 큰 영향
환자의 생활 습관 개선도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유 씨는 흡연을 중단하고 간접흡연을 피했으며 공기가 좋은 곳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매일 1시간가량 최소 1만 보 이상을 걷고 식단을 채소와 단백질 중심으로 바꾸는 등 생활 전반을 개선했다. 아령을 드는 근력 운동도 꾸준히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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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EGFR 변이는 국내 폐암 환자의 약 50%에서 확인되는 유전자 변이로 진단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지표다. 변이가 있을 때 표적치료제를 적용해 더욱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여 교수는 “폐암 치료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EGFR 변이 폐암에서는 다양한 표적 치료 옵션이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의료진이 치료를 결정하는 구조였다면 현재는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함께 치료 방향을 논의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개발 폐암 치료제 효과 입증
국내 개발 3세대 EGFR 표적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치료 선택지로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3상 임상에서 기존 표적 치료제 대비 개선된 효과가 확인됐으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유 씨처럼 장기 치료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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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급여 적용 이전까지 ‘조기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약 900명의 환자에게 폐암 신약 렉라자를 무상 공급하며 치료 기회를 확대해 왔다. 이러한 환자 중심 지원과 연구개발 투자는 창립 100주년을 맞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암 치료는 현재도 발전하고 있다. 표적 치료제를 중심으로 병용 요법과 항체 약물 접합체(ADC) 등 다양한 치료 전략이 개발돼 환자별 맞춤 치료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여 교수는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폐암도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병을 이겨내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의료진을 믿고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