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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스마트폰 메시지 확인 두려워하면 ‘사이버 따돌림’ 의심을”

입력 | 2026-04-16 04:30:00

학교폭력 상담 전문가가 알려주는 초등생 사이버폭력 예방-대처법
학폭 피해 응답률 5년새 2.8배↑… 스마트폰 사용 늘며 피해 증가
내용 나오도록 캡처해 증거 수집… 전문기관서 심리 상담-신고해야




지난해 교육부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 초등학생 5%가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역대 조사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은 2020년 1.8%에서 5년 사이 2.8배로 증가했다. 이런 결과는 그만큼 학교폭력을 당하는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스마트폰 사용, 짧은 영상(숏폼) 시청 등이 늘며 사이버폭력도 잦아졌다. 단체 채팅방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사진이 여러 명에게 빠르게 확산돼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는 초등학생이 적지 않다.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하는 BTF푸른나무재단의 김미정 상담본부장(사진)에게 초등학생 사이버폭력 예방법과 대처법 등을 들어 봤다.

―최근 초등학생 사이버폭력은 어떤 경향을 보이나.

“단체 채팅방에서 특정 학생을 배제하거나 조롱하는 사이버 따돌림이 가장 흔하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서로 맞신고를 하며 사안이 장기화되고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다. 피해 학생의 사진을 무단 촬영해 합성하거나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이미지 합성이나 성적 비하 발언도 빈번하게 확인된다.”

―자녀의 사이버폭력 피해를 의심할 수 있는 징후는….

“초등학생은 혼이 나거나 스마트폰을 더 이상 쓰지 못할까 봐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아이의 행동 변화를 민감하게 살펴야 한다. 스마트폰 알림 소리에 유독 깜짝 놀라거나 불안해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는 징후가 될 수 있다. 메시지 확인을 극도로 꺼리거나 반대로 집착하듯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행동도 눈여겨봐야 한다. 갑자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바꾸는 것도 주의 대상이다. 짜증이 늘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하며 등교를 거부한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갑자기 피하거나 ‘전학 가고 싶다’는 말을 무심코 던지는 것도 구조 신호일 수 있다.”

―사이버폭력 피해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나.

“사이버폭력을 당해 당황하게 된 아이들은 채팅방을 나가거나 게시물을 지워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럴 경우 가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상대방의 ID와 프로필, 메시지 내용, 게시물 날짜 등이 명확히 보이게 화면을 캡처해야 한다. 이후 가해 계정을 차단하고 플랫폼 고객센터에 신고해 해당 게시물과 영상이 더 유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해자가 같은 학교 학생이면 담임교사나 학교폭력 담당 교사에게 알려 학교 차원에서 보호 조치를 취하고 가해 학생과의 분리를 요청할 수 있다. 협박, 명예훼손, 성착취물 유포 등 범죄 소지가 있는 사안은 학교폭력 신고센터(117)나 경찰(112)에 신고하고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에 정식 수사를 신청하는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 전문 상담기관을 통해 아이가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이버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은….

“BTF푸른나무재단에서 운영하는 전국 학교폭력 상담전화(1588-9128)는 피해 학생과 보호자에게 상담과 대처법, 심리 지원을 안내한다. 학교폭력 신고센터는 경찰과 연계돼 긴급 신고와 상담이 필요한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BTF푸른나무재단이 운영하는 위드위센터는 피해 학생이 출석을 인정받으며 심층 심리 상담, 문화예술 체험, 학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돕는다. 아이에게 지원군이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전문 기관의 문을 두드리면 좋겠다.”

―자녀의 사이버폭력 가해를 의심할 수 있는 징후는 무엇인가.

“특정 친구의 외모, 말투, 사소한 실수를 반복적으로 흉내 내며 비웃는다면 주의해야 한다. 또 자녀가 스마트폰에 동의를 받지 않은 친구 사진이나 영상을 저장하고 있거나 이를 합성해 딥페이크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면 위험하다. 단체 채팅방에서 의도적으로 특정 학생만 빼고 대화하거나 특정 학생을 단체로 비난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사이버폭력 가해 사실을 확인했을 때 대처법은….

“가해 학생은 놀이, 유행, 장난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폭력이라는 것을 인지시키고 피해 학생이 입었을 고통에 공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한 행동도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교육해야 한다. 자녀와 대화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과정에서 게시물이나 메시지를 인위적으로 없애지 않아야 한다. 피해 학생과 같은 학교에 다닌다면 학교에 알리고 조사 과정에 성실히 협조하는 게 최선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관계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부모가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면 자녀가 잘못을 성찰할 기회를 잃는다.”

―사이버폭력 가해자가 받을 수 있는 처벌은….

“사이버폭력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최근 학교폭력 조치 사항이 입시에 영향을 미쳐 학부모의 관심이 높다. 가해 학생에게는 사안의 경중과 고의성, 반성, 화해 등을 고려해 서면사과(1호)부터 퇴학(9호)까지 다양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학교봉사(3호), 사회봉사(4호), 출석 정지(6호), 학급 교체(7호) 등의 처벌이 대표적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퇴학하지 않으며 전학(8호)이 사실상 가장 높은 처벌이다. 사이버폭력은 정보통신망법, 성폭력처벌법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 순간의 실수로 치부하기엔 그 결과가 학생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학부모가 자녀에게 올바른 비폭력 문화와 디지털 시민의식을 심어 주는 게 중요하다.”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해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친구의 얼굴을 직접 보고 할 수 없는 말은 온라인에서도 절대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디지털 공간도 현실의 연장선이고 친구 사진이나 대화 내용을 공유할 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점도 교육해야 한다. 무심코 올린 사진이나 글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거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름, 학교, 현재 위치 등 온라인에서 자신과 친구의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는 습관을 길러 주면 좋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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