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개회식 입장 모습.밀라노=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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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건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
이번 대회는 올림픽 분산 개최의 실험장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패션 수도 밀라노와 인구 6000명의 산악 도시 코르티나담페초를 하나의 무대로 연결하며 열린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이 중계의 중심이 된 ‘기술 올림픽’이라는 점 역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구호와 화려한 기술적 성취 이면에 비친 한국 스포츠의 현실은 차갑다. 문제는 메달과 순위가 아니다. 우리 내부의 ‘거버넌스 엇박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3주 동안 다양한 장소에서 직접 스포츠 이벤트를 언급했다.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국제 스포츠 행사가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는 “동계올림픽 붐업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정부 차원의 홍보 방안을 주문했다. 이달 3일에는 소셜미디어에서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사실을 전하며 “대한민국이 국제 스포츠 거버넌스의 중심에서 한층 더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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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등 국민적 관심이 큰 행사는 국민의 ‘볼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방송법은 중계권자가 ‘국민 가구의 90%에 도달하는 방송 수단’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인터넷TV(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 가입률은 90%를 넘어섰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유료 방송을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권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이번 올림픽이 막을 내릴 때 우리가 점검해야 할 것은 메달 수나 색깔이 아니다. 정치적 의지와 행정적 실행 사이에 벌어진 커다란 공동(空洞)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적극적인 국제 스포츠 기구 참여, 방송사 간 중계권 조정,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시청권 보장 등을 아우르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지금의 엇박자 상황은 분명 문제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힘이 되는 스포츠를 위해 거버넌스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