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야구를 하면서 ‘천재 소녀’라 불렸던 박민서는 고교 시절 진로를 고민하다 골프로 전향했다. 그러다 내년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출범하면서 골프와 야구에서 모두 ‘프로’ 타이틀에 도전하게 됐다. 사진은 골프 아이언과 야구 방망이를 함께 든 박민서. 화성=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박민서는 고교 시절까지 일본 실업리그 진출을 꿈꿨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리그가 무기한 중단되자 고3이 되던 2022년부터 전문적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WPBL의 창설 소식이 들렸다. 거의 3년 동안 야구를 놓았고 이미 골프 훈련을 받고 있던 박민서가 트라이아웃 참가 대신 중학생 시절 영상으로 드래프트에 지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다만 박민서는 여전히 골프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경기도 화성시 훈련지에서 만난 박민서는 “갑자기 리그가 생겼다고 (야구로) 돌아가기에는 그사이 골프에 투자한 게 너무 컸다. 그런데 머리로는 알아도 (WPBL) 지원도 안 하면 나중에 골프로 성공하더라도 너무 후회될 것 같았다. 일단 지원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옛날 영상만으로 지명이 됐다. 예전에 야구를 열심히 했던 걸 조금이라도 인정받은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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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시절 ‘장타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박민서는 골프에서도 ‘스윙 스피드’가 가장 자신 있다고 했다. 화성=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박민서는 “어렸을 때는 골프로 빨리 성공해서 다시 야구로 돌아가서 병행할 생각이었다. (야구에서) 날아오는 공을 쳤으니 멈춰있는 공은 내가 열심히만 하면 금방 이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죽어있는 공이 더 치기 어렵다더라(웃음). 막상 시작하니 병행은커녕 골프만 쳐도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
골프 4년 차인 지금도 몸에는 여전히 야구 습관이 남아있다. 박민서는 “골프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데는 야구를 했던 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중심 이동은 (야구와 골프가) 반대다. 야구는 어퍼스윙을 해서 폴로 스루를 하면 오른쪽 뒤로 눕는데 골프는 중심을 왼쪽으로 이동한다”며 “또 웃긴 건 야구를 하려면 골프 습관이 나오더라”고 덧붙였다.
박민서는 골프 전향 소식을 처음 밝히면서도 “언젠가 야구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박민서는 “처음 골프를 배울 때는 야구 스윙이 망가지는 게 싫어서 골프 훈련 끝나고 기숙사에 오면 다시 야구 방망이 잡았다. 그런데 골프를 정식으로 시작하고 야구에 미련을 계속 갖는 게 좋은 건 아니니까 일부러 야구 얘기를 안 하려 했다. 그래도 야구가 싫어서 그만둔 게 아니다 보니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지난해에도 골프 훈련이 없는 주말에 가족들한테 얘기하지 않고 사회인 야구 경기에 다녀오기도 했다”며 웃었다.
박민서는 골프 훈련 때도 가끔 짧은 연습용 야구 배트로 스윙 훈련을 한다. 화성-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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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