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이하 예창패)은 유망 아이디어의 창업을 돕는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의 주요 창업지원 사업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25년도 예창패 주관기관으로 신생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습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 중인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FDA 승인은 직접 신청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정부 사업을 신청하거나 컨설팅 기업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한편 FDA가 올해부터 510(k)에 이어 PMA, De Novo 등의 승인 절차까지 온라인으로 제출받고, 오픈AI와 협력해 의약품 등을 평가하는 도구를 개발 중입니다. FDA의 디지털화에 발맞춰 디지털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을 거라 보고 메디룰을 창업했습니다”
안미경 메디룰 대표 / 출처=IT동아
안미경 대표는 1998년 삼성SDS에서 경력을 시작해 빅데이터 솔루션 관련 기업을 거쳤고, 2014년부터 병원 및 의료 서비스 개발 분야로 뛰어들어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다. 작년까지 우리나라 통합의료정보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에서 기획팀 팀장으로 재직했는데, 의료기기 시장의 디지털 전환과 변화에 발맞춰 메디룰을 창업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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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경 대표가 메디룰을 창업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실무 환경에서 FDA 인증 과정의 비효율성이고 두 번째는 AI 의료기기의 확대로 인한 리콜 가능성 확대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해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은 FDA 승인이 디지털 전환되고 있음이다.
안미경 대표는 “의료 통합정보 시스템, 의료 기기 등과 관련된 기획 등을 맡아왔고, ISO13485(의료기기 산업의 품질경영시스템에 대한 국제 표준) 자격증도 갖고 있다. 의료기기 기획팀에서 일할 때도 안전 분야를 최우선으로 여겼고 이를 대외적으로 가장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이 FDA 승인이어서 이 분야에도 집중해 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안미경 대표는 20여년 간 AI 빅데이터 및 의료기기 기획 분야에서 일한 업계 전문가다 / 출처=IT동아
이어서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다 보니 개발팀과 기획팀 간의 괴리가 매번 있었다. 개발이 끝나고 승인이 시작했는데 사후에 다시 기능을 추가하고 표준화와 서류 작업을 추가해야 하는 식이다. 또 승인된 항목도 매년 신고를 해야 하는데 데이터 관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곤란해진다.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도구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AI가 반영된 의료기기가 FDA 승인을 받기 시작하며 AI 의료기기의 안전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봤다. 안미경 대표는 “AI가 적용된 의료기기라면 필연적으로 일반 의료기기보다 오류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 했다. 그래서 지난 2021년 ‘FDA 의료기기 리콜 데이터의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통한 의료 오류와 디자인 유형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이 발표된 이후 고려대학교나 국립재활원, FDA 신제품 인증 등을 원하는 국내 의료기관, 기업 등에서 안미경 대표의 의견을 듣고자 찾아왔다.
지난 10월부터 FDA가 510(k)에 이어 De Novo, PMA(선택) 등의 승인 과정도 온라인 제출로 변경했다 / 출처=FDA
올해를 기점으로 FDA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FDA는 2023년 10월부터 510(k) 제출을 eSTAR 체계로 의무화했으며, 2025년 10월부터 De Novo도 eSTAR로 제출한다. PMA는 일부 항목에서 eSTAR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내부 문서 처리 및 업무 효율화를 위한 생성형 AI 기술도 적극 도입했고, 앞으로 의료기기 심사 및 평가 과정에도 AI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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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승인 및 관리에 맞춘 사업 방향··· 서울과기대가 사업화 지원”
메디룰은 이런 복합적인 환경에서 창업됐고, AI SaaS(소프트웨어형 서비스)를 통해 관리하는 게 목적이다. 안미경 대표는 “FDA 승인에 필요한 절차는 21단계로 진행되며, 크게 잡아도 13개로 나뉜다. 이제 디지털로 서류를 제출하니 기업 내에서 SaaS 형태로 파일을 보안 환경에 업로드하고, 자료를 공유하며 장기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메디룰의 사업 구상이다. 이미 FDA 인력이 있는 대기업, 중견기업이라면 관리를 효율화하고, FDA 승인을 어려워 하는 기업들의 승인 절차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요 서비스는 최소기능제품(MVP) 형태로 완성돼 내년에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며, 일단 FDA 발표 내용 등을 정리한 뉴스레터로 사업을 점진적으로 다지는 중이다. 안미경 대표는 “현재는 예비창업 단계며, 내년에 법인 설립 지원 사업을 통해 사업을 공고히 할 생각이다. 지금 현재는 FDA의 빠른 변화를 직접 분석한 뉴스레터로 잠재적 고객들에게 시장 상황을 전파하고 있고, 조만간 유료화를 통해 매출을 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미경 대표가 직접 제작하는 FDA 관련 뉴스레터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의료기기 승인이라는 전문영역을 다루는 안미경 대표지만 예비창업의 벽이 예상보다 높다고 말한다. 안미경 대표는 “20여 년 이상 회사도 다녔고, 산학협력 교수로 활동하며 규모있는 R&D 사업 등을 책임을 가지고 진행했다. 그 생각으로 예비창업패키지를 신청하고 서류를 만들었더니 계속 반려됐다. 생각보다 창업이란 게 어렵구나 싶었다”라면서, “이 과정에서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의 담당 매니저에게 도움을 받아 예비창업패키지를 시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작년에 서울과기대에서 AI 관련 교육을 진행하면서 눈여겨보다가 신청했다.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많았고 전문적이라고 느꼈다. 게다가 사업을 하다 보면 기획, 고용, 행정 등등을 절차에 맞게 진행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성장에 힘을 주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보조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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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이 위치한 상상관 전경 / 출처=IT동아
메디룰은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으로부터 운영지원금, 창업지원금을 받아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회사 홍보 프로그램 등도 제공받고 있다. 안미경 대표는 “글로벌 진출이나 중기부 팁스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도 받았고, 법률 멘토링도 제공받았다. 사업계획서나 운영관리 멘토링 등에 대한 제안도 받았다”라면서,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서 다른 비슷한 사례의 기업 대표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직접 만나서 서로의 어려움과 전략을 나누며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고, 막연하게 느껴졌던 운영에 대한 실마리도 잡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FDA 승인률 26%중 스타트업은 6%, 이들 돕는 기업이 될 것”
안미경 대표에게 올해는 준비운동의 시간이고, 내년부터 달리기에 돌입한다. 마지막으로 안미경 대표는 “메디룰은 FDA 승인을 원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이다. 비단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등의 기업도 모두 해당된다. FDA에 도전하는 기업 중 85%가 자금 조달보다 규제 준수와 승인 과정이 더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해 2만 700건의 FDA 지원 중 5000 건만 허가를 받았고, 이중 중소기업은 14%, 스타트업은 6%에 불과했다. 승인 노하우나 경험이 부족한 기업들이 메디룰 AI SaaS로 FDA 승인을 체계적으로 받고 관리하도록 서비스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