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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한그릇 값이면 햄버거가 두개”…달라진 직장인 점심 풍경

입력 | 2025-12-05 06:20:00

“국밥 한그릇에 1만2000원”…외식비 부담 속 ‘가성비’ 패스트푸드 재부상
버거 브랜드 지난해 실적 줄줄이 호실적…불경기 속 올해도 성장세 이어갈 듯



서울의 한 맥도날드에서 시민들이 햄버거를 고르고 있다. 2025.3.31/뉴스1 


“요즘은 오히려 국밥이나 백반이 더 비싸게 느껴집니다.
가격만 보면 햄버거가 더 합리적일 때가 많아요.”

서울 종로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 모 씨(34)가 최근 점심 메뉴를 고르는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털어놓은 푸념이다. 예전에는 한식이 가장 무난하고 저렴하다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국밥 한 그릇도 기본 1만 원을 넘어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식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1만 원 이하로 세트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직장인들의 ‘가성비 점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비싸진 햄버거’가 불만의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밥·칼국수 등 전통 점심 메뉴가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빅맥 세트’는 7400원에 구매할 수 있고 단품은 5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점심 시간대 런치 할인을 활용하면 세트 메뉴를 6000원대에 먹을 수 있다. 외식 전반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패스트푸드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더욱 부각된 셈이다.

반면 종로·광화문 등 오피스 밀집 지역의 국밥 가격은 1만 2000~1만 3000원대가 일반적이다. “1만 원 이하 국밥은 이제 찾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민 음식의 상징이던 국밥조차 더 이상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전반적인 외식 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기준 외식 인기 메뉴 8종 평균 가격은 지난해 12월 대비 3.44% 상승했다. 특히 대표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칼국수 가격은 9385원에서 9846원으로 4.91% 올랐다. 2015년 10월 평균가(6545원)와 비교하면 10년 새 50% 이상 오른 셈이다.

이 같은 가격 흐름 속에서 버거 업계는 지난해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조 2502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17억 원을 달성하며 8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 기간 롯데리아 역시 매출 9954억 원, 영업이익 39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7.7%, 88%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서는 올해 롯데리아 매출이 1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 역시 지난해 매출 7927억 원, 영업이익 384억 원으로 각각 6.3%, 60.7% 증가했다. 맘스터치 또한 매출 4179억 원, 영업이익 7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7%, 21.8% 오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선 이런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식재료비·인건비·임대료 문제까지 겹치면서 전통 식당들의 가격 인상 압박이 크지만,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대량 구매와 원가 관리에 유리해 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물가 부담을 체감하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의 패스트푸드를 선택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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