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국회 본청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당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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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전국 순회 장외집회를 거듭하면서 12·3 비상계엄의 원인을 ‘분열’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 의혹을 받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 역시 지도부의 리더십 위기를 타개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29일 대전과 충북 청주에서 각각 열린 ‘국민의힘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갈라지고 흩어져서 계엄도 탄핵도 막지 못했고, 이재명 정권의 탄생도 막지 못했다”며 “2024년 12월 3일, 우리는 흩어져 있었다. 2025년 12월 3일, 우리 모두 하나로 뭉쳐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엄의 원인을 ‘분열’로 지목하고 여당과 맞서 싸우자고 강조한 것.
야권에선 장 대표의 발언이 사실상 한 전 대표를 ‘내부의 적’으로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비상계엄 1년을 맞아 한 전 대표까지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가 최근 당 안팎에서 계엄 절연과 사과 요구가 이어지며 리더십 위기를 맞자 ‘외부의 적’(이재명 대통령과 여당)과 ‘내부의 적’을 각각 상정해 전당대회 등에서 본인을 지지했던 세력에게 힘을 얻으려는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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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CGV대구 한일 앞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대구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28. [대구=뉴시스]
장외집회에선 연단에 오른 국민의힘 인사들이 장 대표와 다른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계엄은 정당했다고 피켓을 들고 있는데 무슨 계엄이 정당했는가. 계엄은 불법이었다”며 “그 계엄의 불법을 방치한 게 바로 우리 국민의힘이었다. 우리는 반성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재선인 엄태영 충북도당위원장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과 실책으로 탄핵이 되고 정권을 내준 것에 대해서 자다가도 화가 나서 뻘떡뻘떡 일어난다”며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우리 보수당이 재창당의 주인으로 혁신과 변화를 해야만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지도부가 계엄을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진정 끊어야 할 윤석열 시대와는 절연하지 못하고 윤어게인, 신천지 비위 맞추는 정당이 돼서는 절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눈길조차 얻을 수 없다”며 “천박한 김건희와 그 김건희 보호하느라 국민도 정권도 안중에 없었던 한 남편의 처참한 계엄 역사와 우리는 결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