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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성공한 ‘엄친아’ 가정, 공통된 비결은…

입력 | 2025-11-29 01:40:00

◇성공하는 가족의 저녁 식탁/수전 도미너스 지음·김하현 번역/488쪽·2만3800원·어크로스




 형제자매가 모두 뛰어난 성취를 드러내는 가족에겐 어떤 비밀이 있을까. 성장 과정과 부모의 양육 태도부터 자녀 간의 경쟁과 협력, 가족 내 미묘한 정서와 문화는 얼마나 영향을 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해 실제 가족의 사례를 통해 깊이 있게 서술한 책이다.

어릴 적 아버지가 출장을 떠났을 때 다른 집에 맡겨지면서, 집마다 다른 분위기를 본 저자는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났더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를 생각해 봤다고 한다. 그러나 가정 문화에 관해 다룬 책을 찾기는 어려웠다. 이에 직접 연구하고 책을 쓰기에 이른다.

저자는 재즈 음악가 마살리스 가족, 철인 3종 경기 선수와 소설가 남매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형제자매들을 인터뷰했다. 그들이 공유하는 가정 내 문화나 일상 대화, 농담까지 세세하게 들여다봤다. 이 과정에서 성공은 엄격한 훈육이나 일방적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님이 드러난다. ‘성공 양육 비법’이라는 확실한 공식은 오히려 존재하지 않았다. 가족마다 다른 변수와 우연의 요소가 작용한다.

다만 한 가지 공통된 패턴도 있다. 부모들은 자녀가 실패하는 걸 막지 않으며, 스스로가 분명한 목표를 향해 살아가며 본보기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트라이애슬론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세라 그로프의 아버지 제리 그로프는 14km에 이르는 집 근처 호수를 수영으로 건너고 싶다는 딸의 말에 보트로 옆을 따라가며 도전하게 돕는다. 결국 세라는 호수를 끝까지 헤엄쳐 건너며 마을 기록을 세운다. 세라의 오빠 애덤은 성공한 기업가로, 언니 로런은 호평받는 소설가로 성장했다. 저자가 만난 부모들은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솟구치는 순간을 포착하고,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도록 스스로 절제했다.

2007년부터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서 가족과 젠더, 여성 건강 등의 사회 문제를 취재해 온 저자는 2018년 직장 내 성희롱 이슈를 다뤄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뷰 대상자의 목소리를 잘 살리면서 풍성한 데이터도 갖추는 저자의 스타일이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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