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역 토허제’ 10·15대책 이후 성북-동대문-은평 등 전세매물 품귀 하남-영통-구리-화성 대안 떠올라 “전셋값 오름세 당분간 이어질 것”
20대 후반의 사회 초년생 이모 씨는 최근 전세 기간이 만료돼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있다. 자금이 부족해 서울에선 아파트가 아닌 빌라 전세로 옮겨가야 하지만, 전세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 경기도까지 발품을 팔고 있다. 이 씨는 “GTX가 다니는 경기 파주의 월세 매물도 한번 보기로 했다”며 “서울은 전세 매물도 적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너무 높아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의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 중저가 지역부터 전세 매물이 감소하며 주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27 대출 규제로 소유권 이전부 전세대출이 금지되면서 신축 아파트 전세가 줄었고, 10·15 부동산 대책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실거주 의무가 생기면서 집주인들은 전세를 내놓기 어려워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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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기간 송파구에서는 전세가 2645채에서 3442채로 30.1% 늘어났다. 성동구도 805채에서 987채로 22.6% 증가했다. 서울 강남이나 한강벨트 지역보다 가격이 저렴한 외곽 지역의 매물 잠김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경기도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전세 가격 상승세가 경기도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경기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0.1%)보다 0.11% 오르는 등 서울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의 여파가 경기도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하남은 0.41% 올랐고, 수원 영통구(0.34%)와 구리(0.27%), 화성(0.25%) 등도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서울과 가까워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편리하거나 학군지로 불리는 곳들이 대안지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보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세 시장 불안이 해소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경기 지역의 전세 가격도 이미 올랐고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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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