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등 390건 3D 데이터 제작해 디지털 변환 VR-체험형 전시 등 활용 가능 진품 여부 분석-복원에도 도움
국립중앙박물관은 유물을 과학적으로 보존하고, 콘텐츠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첨단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실에 들어간 금동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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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바로 좋은 데이터입니다. AI는 어떤 데이터를 학습하느냐에 따라 능력이 달라집니다. 부족하거나 틀린 데이터를 학습하면 정확한 결과를 내지 못하지만, 믿을 만한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더 정확하고 똑똑한 결과를 내놓습니다. 오늘은 우리 문화와 역사가 담긴 최고의 데이터 창고인 국립박물관과 AI 시대를 맞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디지털로 돕는 유물 복원과 데이터 작업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방문객 수는 10월 15일 기준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70%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세계 여러 유명 박물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성과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 한국 문화를 알린 콘텐츠의 인기를 타고 박물관이 오랫동안 이어온 디지털 작업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해외 한류 팬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의 홈페이지에서 케데헌 속 더피(호랑이)와 서씨(까치)의 모티브가 된 호작도를 볼 수 있게 된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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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사가 3차원(3D) 카메라로 촬영 중인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디지털 기술은 유물 복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924년 발견 당시 산산조각이 났던 경주 식리총 금동신발은 3D 스캔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원래 모습을 추정한 뒤 디지털 복원 기술로 본래 모습을 찾았습니다. AI는 유물의 진품 여부를 분석하고, 상태를 원격으로 진단하는 데에도 활용됩니다. 국가유산청 산하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AI와 보존과학자가 협력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첨단 장비를 이용한 원격 진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촬영 결과를 검토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사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디지털로 직접 만지고, 듣고, 체험하는 전시
예전 박물관이 유물을 조용히 바라보는 공간이었다면 오늘날의 박물관은 직접 만지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변화했습니다. 감각으로 느끼는 체험 전시는 시각장애인, 어린이, 일반 관람객 모두가 유물을 더 가깝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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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꾸준히 보살피고 점검하지 않으면 금세 사라집니다. 우리가 디지털로 문화유산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세월 우리 유산을 지키고 관리해 온 사람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가치를 알고 묵묵히 보존해 온 분들 덕분에 우리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우리 조상들의 유물과 기록을 AI 시대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왕렬 서울온라인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