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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UAE, 글로벌 원전시장 공동 진출… 반도체 공급망도 협력

입력 | 2025-11-19 03:00:00

[韓-UAE 정상회담]
AI-에너지-문화 전방위 협력
“SMR-재생에너지 패키지로… 바라카 원전 뛰어넘는 모델 확보”
韓, 5GW AI데이터센터 구축 참여… K컬처 담을 ‘K시티’ 현지에 조성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18일(현지 시간) 오전 UAE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UAE는 전투기 4대를 출격시키고 공항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등 이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했다. 아부다비=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18일(현지 시간)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자력발전소, 에너지는 물론 인공지능(AI)과 K컬처 등 첨단기술과 문화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한국의 첫 해외 수주 원전인 바라카 원전에 이어 소형모듈원전(SMR) 협력으로 전 세계 원전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한국은 UAE가 추진하고 있는 최소 3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편 한-UAE 원유 비축 사업 규모를 현재 4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2.5배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 AI 원전-재생에너지 패키지로 제3국 공동 진출

양국은 이날 원전을 포함해 인공지능(AI)과 우주·바이오헬스·지식재산 분야 등 7건의 첨단산업 부문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원전과 관련해 한국전력과 UAE 원자력공사는 이날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소형모듈원전(SMR), AI 기술을 적용한 원전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 협력을 통해 제3국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한다는 것.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바라카 원전이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속 원전과 SMR, 수소 및 암모니아, 재생에너지, 스마트플랜트까지 포함하는 패키지형 프로젝트에서 바라카 원전을 크게 뛰어넘는 차세대 통합형 해외사업 모델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UAE가 한국이 중동과 아프리카 원전 사업에 진출하는 데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약으로 체코를 제외한 유럽과 북미 등의 진출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UAE는 석유, 가스와 석유화학 등 전통 에너지 산업 분야뿐 아니라 지속 가능 연료, 수소, 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에너지원에서 포괄적 협력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하 수석이 밝혔다. 하 수석은 “양국 간 협력이 한국과 UAE 국내만이 아니라 제3국 공통 진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데 공감을 나타냈다”며 “한국과 UAE 석유공사 간 협력사업인 원유 비축 사업 규모를 현재 4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확대하고 향후 2, 3배까지 확대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LNG(액화천연가스), LPG(액화석유가스), 암모니아, 조선 등에서도 한국 기업과 구체적인 프로젝트 발굴을 희망한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양국은 또 UAE에 일명 ‘K시티’를 조성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K시티는 K컬처 관련 미래산업기술 및 문화 인재 투자 등을 구현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설명했다. 강 실장은 “중동지역에서 K컬처의 실현 가치는 올해 약 441억 불에서 2030년에는 704억 불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 韓,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 참여

한국과 UAE는 이날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 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UAE가 추진하고 있는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 엔비디아 등이 아부다비에 최대 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초기 투자금만 30조 원 이상인 대형 프로젝트다. 추후 투자 규모는 150조 원 이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차세대 원전을 통한 에너지 인프라 확보를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 수석은 “한국과 UAE는 단순한 기술교류를 넘어 AI 대전환을 뒷받침하는 AI 및 에너지 인프라,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공급망, 로봇 등 피지컬 AI, 산업공공서비스의 AI 적용, AI 규범·제도 마련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원전, 가스, 재생에너지 등을 함께 활용하는 전력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망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와 UAE 아부다비 인공지능첨단기술위원회(AIATC)가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를 맺어 AI 분야에서 양국 간 포괄적 협력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하 수석은 또 “양국은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며 “시범사업으로 한국의 부산항과 UAE의 아부다비 칼리파항을 대상으로 AI 항만 물류 프로젝트를 양국이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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