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사 동식물 천도재의 대상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살처분된 가축, 실험에 쓰인 동물도 포함한다. 현종 스님은 “한 약사가 대학 때 쥐를 실험용으로 사용했던 미안함과 죄책감에 선후배들과 천도재를 부탁해 지금까지 위패를 모시고 있다”며 “생명의 귀함을 느낀다면 거기가 극락”이라고 했다. 강릉=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나무 접인망령 인로왕보살(망령을 인도하는 인로왕 보살님께 귀의합니다)”, “멍멍!”
부처님을 모신 엄숙한 대웅전에서 개 짖는 소리라니…. 그것도 큰 스님들의 법문과 염불이 한창인데. 그런데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이 작은 소란꾼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기만 할 뿐. 이슬비가 흩뿌리던 11일, 강원 강릉시 대한불교조계종 현덕사(주지 현종 스님)에서 열린 개산 26주년 동식물 천도재(遷度齋)는 그렇게 시작됐다.
현덕사 동식물 천도재의 대상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살처분된 가축, 실험에 쓰인 동물도 포함한다. 현종 스님은 “한 약사가 대학 때 쥐를 실험용으로 사용했던 미안함과 죄책감에 선후배들과 천도재를 부탁해 지금까지 위패를 모시고 있다”며 “생명의 귀함을 느낀다면 거기가 극락”이라고 했다. 강릉=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이 때문에 현덕사 대웅전에는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실험용으로 있다가 죽은 동물, 길에서 사고로 숨진 동물 등의 위패 수백 개를 모신 제단이 부처님과 함께 있다. 제단도 의식의 취지에 맞춰 자유롭게 꾸민다. ‘선(先) 애견 푸들 백초코 영가(靈駕·불교에서 죽은 이를 일컫는 말)’라고 적힌 위패와 함께 아이들이 반려동물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도 함께 건다. 음식도 반려동물이 좋아했던 사료와 간식이 함께 오른다. 산짐승을 위한 무와 배추, 새들을 위한 좁쌀 등도 제단에 올랐다.
현덕사 동식물 천도재의 대상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살처분된 가축, 실험에 쓰인 동물도 포함한다. 현종 스님은 “한 약사가 대학 때 쥐를 실험용으로 사용했던 미안함과 죄책감에 선후배들과 천도재를 부탁해 지금까지 위패를 모시고 있다”며 “생명의 귀함을 느낀다면 거기가 극락”이라고 했다. 강릉=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현종 스님은 “지금은 반려동물 천도재가 자리를 잡았지만, 초기엔 거부감을 갖는 이들도 꽤 있었다”라며 “대웅전에 사람과 동식물의 위패를 함께 모셨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덕사 동식물 천도재의 대상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살처분된 가축, 실험에 쓰인 동물도 포함한다. 현종 스님은 “한 약사가 대학 때 쥐를 실험용으로 사용했던 미안함과 죄책감에 선후배들과 천도재를 부탁해 지금까지 위패를 모시고 있다”며 “생명의 귀함을 느낀다면 거기가 극락”이라고 했다. 강릉=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스님은 “법당을 지을 때 키우던 강아지(현덕이)가 마르지 않은 시멘트 위를 밟아 혼을 냈는데, 현덕이가 가고 난 지금은 그 발자국이 저와 나를 잇고 인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끈이 됐다”라며 “천도재를 통해 동식물일지라도 인연이 닿은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했다.
강릉=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