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수사] 김건희 특검, 포럼 실체 규명 집중 2022년 의료지원 등 공익 목적 시작… 尹 취임 한달 뒤 단체 성격 변화 삼부토건 임원 세미나 참석 다음날, “재건사업 MOU”… 정작 수주 안해 ‘원희룡 참석 주가 급등 계기’ 판단
특검 출석하는 삼부토건 前대표 정창래 전 삼부토건 대표가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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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주가 급등의 계기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의 실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삼부토건이 실제 우크라이나 재건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주가 부양용’으로 포럼을 기획했을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이다. 특검은 특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포럼 참석이 주가 상승의 계기였다고 보고 참석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 ‘우크라 포럼’ 띄운 삼부토건, 해외 수주 ‘0건’
공익적 성격의 단체가 변하기 시작한 건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약 한 달 뒤인 2022년 6월 22일부터다. 공대위는 당시 부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전후 복구를 논의하기 위한 세미나를 열었는데, 여기엔 ‘유라시아경제인협회’와 국제 의료봉사 공익재단 ‘그린닥터스’, 삼부토건 임원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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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글로벌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이응근 당시 삼부토건 대표가 참석해 손하트를 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홈페이지
하지만 삼부토건은 실제 재건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부토건의 2022년 이후 사업보고서는 해외사업 부문과 관련해 “현지 건설 및 수주를 위해 설립하였으나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없으며 현지 해외 법인들은 휴업 상태로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고 명시했다.
● 삼부토건 전·현직 대표 불러 조사
8일 양 회장을 소환하며 포럼의 실체를 추적하고 있는 특검은 9일 오일록 삼부토건 대표와 정창래 전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정 전 대표는 주가가 급등한 2023년 5∼7월 대표이사를 지냈다. 오 대표는 이 시기에 영업본부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정 전 대표와 오 대표를 상대로 주가조작을 위한 사전 공모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특히 정 전 대표는 삼부토건 대표이사로 선임될 무렵 디와이디의 대표이사였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특검에 출석하며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들어가서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전 장관,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인연이 없다”고 답했다. 특검은 이 회장과 조 전 회장도 10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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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도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고,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지원한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원 전 장관 측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당시에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이라고 인식이 돼 있었고, 국토부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거기에 삼부가 (스스로) 끼어든 것일 뿐 원 전 장관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