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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위원 도전 박인비 “세 살 운동 습관 평생 갑니다”[이헌재의 인생홈런]

입력 | 2024-05-13 22:45:00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36)는 2024 파리 여름올림픽 개막(7월 26일) 열흘 전쯤 프랑스 파리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가능한 한 많은 선수를 만나 지지를 호소할 생각이다.

1988년생 용띠인 그는 용의 해인 올해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러모로 조짐이 좋다. 지난달 딸 인서 양의 돌잔치 때도 그랬다. 스윙 코치인 남기협 프로(43)와 결혼 9년 만에 얻은 인서 양은 부부의 바람대로 돌잡이 때 골프공을 집었다. 예전부터 박인비는 “이왕이면 인서가 골프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돌잡이 때도 골프공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박인비의 인생을 바꿔놨다. 그해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그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올림픽 금메달+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1승을 거둔 그는 “메이저대회도 여러 번 우승했지만 영혼을 팔아서라도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는 올림픽밖에 없었다”며 “올림픽 기간 내내 ‘반드시 시상대 제일 높은 자리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래도 되나 싶은 정도로 욕심이 났다”고 했다. 첫 올림픽 이후 그는 IOC 선수위원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서는 그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용띠 친구들이 주축인 ‘V157’ 회원들이다. 박인비를 포함해 신지애, 최나연, 이보미, 김하늘, 이정은, 유소연 등 7명이 2018년 이 모임을 만들 당시 이들이 각각 거둔 우승 횟수를 합한 숫자가 ‘157’이었다. 수시로 만나는 이들은 올 초 설악산 흔들바위에 함께 올라 소원을 빌기도 했다.

박인비가 가장 바라는 그림은 파리 올림픽에서 신지애를 만나는 것이다. 아직 선수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지애는 파리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지애와 꼭 파리에서 만나서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다짐했다”며 웃었다.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큰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해 온 그는 요즘 바쁜 육아 중에도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전처럼 자주 피트니스센터 등을 다니진 못하지만 틈틈이 유산소 운동, 웨이트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을 한다. 식생활도 육류 위주에서 채식을 가능한 한 많이 하려 애쓰는 중이다.

그는 어릴 때의 운동 습관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고 했다. 박인비 자신도 어릴 때 골프채를 잡기 전 테니스와 수영, 스키, 발레 등 다양한 종목을 접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것 같다”며 “인서에게도 골프뿐 아니라 다양한 종목을 경험하게 해줄 생각이다. IOC 선수위원이 되면 더 많은 아이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