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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회의서 세게 붙은 이스라엘·이란…“히틀러냐” vs “자위권 행사”

입력 | 2024-04-15 11:11:00


이스라엘과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세게 맞붙었다.

13일 밤 이란이 이스라엘의 ‘영사관 공습’에 보복하기 위해 쏘아올린 미사일·드론 여파로 긴급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히틀러’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이란을 막기 위해 안보리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은 그러나 이번 공격이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영사관 공습에 따른 당연한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었다고 반격하면서 자신들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CNN,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아미르 사에이드 아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그것(이스라엘 공격)은 전적으로 이란의 고유한 방어권(자위권) 행사에 있었다”며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임무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아라바니 대사는 이어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개입 및 우려를 고려한 듯 “(이번 일의) 확대나 전쟁은 추구하지 않되 어떤 위협이나 침략이 있을 땐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 측에 비난의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에르단 대사는 “세계대전으로 몰고 가기 전에 이란을 멈춰야 한다”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는 아돌프 히틀러와 다를 것이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나치 정권과 마찬가지로 아야톨라 정권은 닿는 모든 곳에 죽음과 파괴를 뿌린다”며 “만약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어젯밤에 핵폭탄을 발사할 수 있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잠시 생각해보라”고 촉구했다.

에르단 대사는 그러면서 “아야톨라 정권은 이스라엘이 끓는 물 속의 개구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틀렸다”며 “이번 공격은 모든 위험선을 넘었고 이스라엘은 보복할 법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아니라 사자의 나라이고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오늘 안보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란에) 스냅백 메커니즘(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을 작동시키고 심각한 제재를 다시 부과하라”며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라. 이스라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를 위해서인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들을 향해 그들의 공격 행위를 비난한다고 언급하는 동시에 확전은 우려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은 다른 회원국들과 협의해 유엔에서 이란의 책임을 묻기 위한 추가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란이나 그 대리인들이 미국에 대한 조치나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경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회원국들을 향해 지난 1일 이란이 영사관 공습을 당해 이스라엘이 만나자고 요청했을 땐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이스라엘이 공격을 당했다고 이렇게 모여앉은 것은 “보기 민망할 정도의 위선과 이중잣대”라고 꼬집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중동은 벼랑 끝에 처해있다”며 “이 지역 사람들은 파괴적이고 전면적인 분쟁의 실질적인 위험에 직면해있다. 지금은 진정시키고 단계를 완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