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문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장
최근 3년간 강원지역 방문자 수 평균 증가율은 8.1%로, 움츠렸던 지역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다. 강원지역을 찾는 주된 이유는 이곳의 수려한 산림을 매력적인 장소로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지방소멸 위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역 균형발전 촉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강원지역의 산림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지방소멸 위기를 해소하는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역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산림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최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는 2018 겨울올림픽이 개최됐던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을 산림형 정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동안은 산림을 ‘보호’하는 데만 집중해 왔다면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요구에 따라 산림에 대한 가치관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1960, 70년대는 황폐한 산림에 나무를 심고 푸른 숲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산림을 보호해 왔다. 그 노력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인정한 산림녹화 성공 국가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이제는 우리가 만든 푸른 숲을 건강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산림을 ‘보전’할 것인가, ‘이용’할 것인가, 이분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산림에서도 복원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이용 방안이나 복원 이후에 이용 활성화를 단계적으로 모색하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해외를 보면, 스위스는 산악지형을 활용한 관광이 활성화된 대표적 산악국가다. 강원도보다 작은 125ha 산림에서 연간 35조 원에 달하는 관광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인구 감소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관광을 진흥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강원지역도 수려한 산림을 보전하면서 조화롭게 잘 이용한다면 스위스 못지않은 성공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작으로 가리왕산의 산림형 정원 조성 등 산림의 보전과 활용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룬 복원 방안이 마련된다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한편, 산림을 잘 가꾸고 활용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채희문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