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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침대 쓰는 부부 많아져”…미국서 ‘수면 이혼’ 확산

입력 | 2024-04-08 17:54:00

美 WSJ, 미국서 유행 중인 '수면 이혼' 조명



ⓒ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수면 이혼’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2일(현지시간) WSJ는 ‘’수면 이혼‘을 택한 그들, 결혼 생활은 어느 때보다 좋아져’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수면 이혼은 혼인 생활 중인 부부가 잠만 각자 별도의 공간에서 자는 것을 의미한다.

WSJ는 기사에서 수면 이혼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엘리자베스 피어슨(Elizabeth Pearson·42)과 그녀의 남편 라이언 피어슨(Ryan Pearson·47)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결혼 16년차 부부로, 결혼 기간의 절반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서로 각자의 공간에서 잠을 잔다. 아내 엘리자베스는 “(남편은) 전기톱처럼 코를 골며, 다리 불안 증후군을 앓고 있다”며 “매일 아침 그에게 화를 내며 잠에서 깨는 것이 관계의 균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 부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방 6개와 욕실 4개를 갖춘 주택에 살고 있으며, 남편은 1층에서 자고 아내는 2층에서 각자의 공간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엘리자베스는 “잘 쉬는 사람들은 더 인내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파트너와 더 많이 함께한다”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더 나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WSJ는 이들 부부와 같이 오늘날의 많은 부부들이 한 침대에서 함께 자는 일반적인 결혼 생활이 아닌 이중 침실을 사용하는 ‘수면 이혼’을 선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가 인용한 미 수면의학회가 2023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5%가 가끔 혹은 지속적으로 별도의 공간에서 잠을 자며,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43%가 각자 잠을 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수면 전문가이자 ‘더 나은 수면을 위한 커플을 위한 가이드’의 저자 웬디 트록셀 박사는 “수 세기 동안 부부는 따로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60년대부터 부부가 따로 잠을 자는 것이 사랑이 없는 결합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낙인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부부가 따로 잠을 자는 것이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수면은 좋은 관계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에 커플이 이를 고려하고 있다면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떨어져 자는 것은 관계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에 어떻게 도달하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