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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승부 가를 2030 “대통령 불통-독선” vs “野아빠찬스 등 분노” [총선 LIVE]

입력 | 2024-04-06 01:40:00

[오늘까지 사전투표]
진영논리보다 이슈 따라 선택 경향
“성상납 발언 후보 찍을 순 없어”… “삼겹살 2만원, 정권 탓 아닌가”
“비례 난립, 숭구리당당은 없나”



‘첫 투표’ 고교생부터 어르신까지… 의료진도 짬내서 한 표 4·10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의료진(위쪽 사진)이 사전투표를 위해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광주 북구 전남대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어르신이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 사전투표를 마친 경기 수원 삼일공업고 3학년 학생들(아래쪽 사진)이 투표확인증을 들고 인증 사진을 남기고 있다. 뉴스1·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수원=뉴스1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대생 성 상납 발언’ 논란을 일으켰지만, 후보 하나 때문에 윤석열 정권을 심판 못 할 이유는 없다.”(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 이화여대 학생 신모 씨·22)

“‘성 상납 발언’ ‘아빠 찬스’ ‘영끌 대출’ 등 심판받아야 할 민주당 후보가 너무 많다. 국회의원 뽑아주면 면책시켜 주는 것이다.”(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서울 중구 직장인 김모 씨·35)

사전투표 첫날인 5일 동아일보가 찾은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중구, 인천 연수구, 대전 유성구, 부산 수영구, 경남 창원시, 대구 수성구, 광주 북구, 전남 순천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등 전국 10여 곳의 사전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시작된 이른 아침부터 2030세대의 투표 참여 발길이 이어졌다. 낮 12시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려는 젊은층이 몰려 일부 투표소에는 투표 대기줄이 100m 넘게 이어졌다.

● “영끌 대출 분노” “고물가 신음”

여야 모두 4·10총선에서 4050세대는 범야권, 6070세대는 여당으로 표심이 결집한 상황에서 부동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2030세대의 사전투표 결정이 선거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30세대는 진영 투표 경향이 낮고 선거 때마다 불거진 이슈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대표적인 스윙보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대학가가 밀집해 있는 서울 신촌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전 중구에서 KAIST 학생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전투표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2030세대에서도 정권지원론과 정권심판론이 팽팽했다.

국민의힘을 선택한 젊은층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후보들의 자질 문제를 주로 꼽았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투표소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 씨(34)는 “민주당 후보가 ‘스와핑’ 발언을 했던데 머리에 뭐가 들었는지 수준이 너무 낮다”며 “특히 민주당의 ‘아빠 찬스’ ‘영끌 대출’을 보면 평생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청년 입장에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연세대생 강모 씨(21)는 “기숙학원에서 고생 끝에 재수해 대학에 왔는데, 조국 대표 딸은 부모 잘 만나 대학에 갔다”며 “범죄자가 국회로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려 민주당 찍었다”는 젊은 유권자들은 윤 대통령의 불통, 고물가 문제를 비판했다. 대전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 씨(29)는 “지금의 불통과 독선이 옳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투표했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 씨(32)는 “삼겹살 1인분에 2만 원 가격표를 보면 정권을 탓할 수밖에 없다”며 고물가 문제를 지적했다.

의료공백 장기화도 표심에 영향을 끼쳤다. 대학원생 정모 씨(29)는 “어제 위가 아파서 병원을 갔다가 병원 진료를 아예 못 받으면 어떻게 될까 겁이 났다”며 “생명이 걸린 문제인데, 윤 대통령은 사전투표 직전에 의사들과 만나 소통하는 척하며 정치적으로 이용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 “비례대표 난립, 숭구리당당은 없나”

비례대표 투표에선 제3정당을 찍었다고 답한 이들도 여럿이었다.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를 택한 직장인 박모 씨(32)는 “조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와 뭉쳐서 이 대표도 견제하고, 정권에 칼질 좀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을 찍은 KAIST 대학원생 김모 씨(29)는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보면서 정권을 심판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녹색정의당 후보를 찍은 최모 씨(26)는 “국민을 자기 발 아래로 생각하는 대통령과 특권 의식으로 가득한 야당의 싸움인데, 대안으로 뽑을 당이 없다”고 했다.

유권자들은 ‘떴다방식 비례정당’ 난립 문제도 지적했다. 회사원 김모 씨(37)도 “숫자도 너무 많고 이름도 특이해 장난 같다”며 “이쯤이면 ‘숭구리당당’도 하나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대전=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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