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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소 36조원 반도체펀드 조성” 글로벌 칩워 격화

입력 | 2024-03-11 03:00:00

단일펀드 최대… 지방정부 등 주도
SMIC-YMTC 등 투자 대상 거론
美는 中 6개 기업 추가제재 추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전 세계 주요국의 대결, 즉 ‘반도체 전쟁(Chip War)’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또한 최소 270억 달러(약 36조 원)의 반도체 전문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가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앞서 2014년과 2019년에도 합계 450억 달러(약 59조 원)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했지만 당시에는 중앙정부가 기금 마련을 주도했다. 이번 펀드는 지방정부와 국영기업 등이 주도하며 단일 펀드의 기금으로는 2014년, 2019년보다 금액도 많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빅펀드(big fund)’라는 이름이 붙은 이번 펀드의 조성은 경제수도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당국, 민간 투자회사 청퉁홀딩스그룹, 국영 기업 중국국가개발투자공사(SDIC) 등이 주도하기로 했다. 이들은 각각 수십억 위안을 내놓고 별도 투자자도 유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모금 방안 또한 수개월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 2기 펀드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중신궈지(SMIC), 메모리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이 유력 투자 대상으로 거론된다.

앞서 5일 리창(李强) 총리 또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과학기술 예산의 10% 증액,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등을 강조하며 ‘과학 굴기(崛起)’를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사회주의 특성상 국가가 선택한 산업에 많은 양의 자본을 단기간에 배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계획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견제하기 위해 잇달아 규제 강도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SMIC와 자국 기업의 거래를 규제했고, 최근에는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에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가 자체 설계했다고 주장하는 최신식 7nm(나노미터) 반도체를 탑재한 신형 스마트폰을 지난해 선보인 후 미국의 규제 강도가 강화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별도 기사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6개 반도체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화웨이 등에 제재를 가한 와중에 최근 CXMT가 AI용 반도체 개발에 뛰어든 것을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 또한 최근 “상무부가 다수의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발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