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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벚꽃 만개 전 ESG 공시 초안 발표한다…“도입은 2026년 이후”

입력 | 2024-02-14 12:30:00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ESG 금융 추진단 제3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3.10.16/뉴스1


금융위원회가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기준(안) 논의에 착수했다. 오는 3~4월 중 기준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14일 자본시장 관련 경제단체·투자자·유관기관·학계 및 민간 전문가와 ESG 공시기준에 대해 논의하는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글로벌 ESG 공시 동향을 설명하고, 앞으로 국내 상장기업에 적용할 ESG 공시기준의 방향성에 대해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ESG 정책 강화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ESG 규제 강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며 “우리 경제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3차 ESG금융 추진단 회의’에서 국내 ESG 공시제도 추진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부터 우선 검토하고, 2026년 이후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기업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 공시로 추진하고, 초기 제재수준도 최소한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그동안 많은 국내 기업이 자율적으로 ESG 사안을 공개했지만 통일된 공시기준의 부재로 기업 간 비교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정부는 국내 상장기업에 적용할 ESG 공시기준을 회계기준원 등 유관기관과 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기업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제정 방향성에 대해 “글로벌 정합성을 갖춘 공시기준을 제정해 기업의 이중 공시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이 국제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미국, EU 등 주요국의 ESG 공시기준과 상호운용(interoperability)이 가능한 글로벌 공시기준을 기반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 “국내 산업구조와 기업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탄소감축이 쉽지 않은 구조적 특수성이 있다. 이런 부분을 공시기준 제정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김 부위원장은 “기업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한편 국내 기업의 ESG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추진하겠다”며 “기업들이 ESG 규제 강화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ESG 공시기준 번역, 공시 가이드라인 제공 등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은 ESG 공시기준 제정이 △정보 유용성 △국제 정합성 △기업의 수용가능성이 균형 있게 고려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한편 국내 ESG 공시기준 공개초안은 간담회 등을 통해 논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논의를 거쳐 오는 3~4월 중 발표한다. 이후 의견 수렴 절차를 추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